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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새 한인회에 바란다_이원재
글 : 이원재(캘거리한인학교장)

새해 맞아 덕담을 나눌 기회도 없이, 큰 포부를 갖고 새로 출발하는 캘거리한인회에 바라는 말을 하라는 청탁은 난감한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과거는 잘했건 못했건 이미 지나가 버리고 지금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집착은 인생에서 금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값진 교훈이라는 말에 더 의미를 두고, 개인적으로 못마땅하게 느껴진 일들을 되새겨 개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1. 상식을 지키고 신망을 회복해야...
사람이 하는 일들이라 잘못 될 수도 있습니다만, 그 잘못은 새로운 지혜를 찾게 하는 계기를 줄수 있습니다. 현재 한인회 정관은 오랫동안 변하는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져서, 정관이 임의대로 적용되거나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변하는 시대, 변하는 회원의 정서에 따라 운영규범을 손질하고 준수해야 하겠습니다.
지난해 한인회장 입후보자 등록 공고문에서 한인회 회계연도는 12월 말일까지로 규정되었으나, 그 이전에 정한 회장 선출일까지 한인회비를 미납한자는 투표할수 없다고 공고, 회원의 기본권을 시효이전에 임의대로 제한하는 과오를 보였습니다. 다행히 당일 후보 2인중 한사람이 사퇴하여 무투표로 총회가 끝나 다행이지만, 투표를 실시했더라면 당일까지 회비를 내지 않은 교민들은 기본권인 투표권을 잃었으니 회원자격에서 자동적으로 제명될 뻔 했습니다.
여러해 회비를 내고 한인회를 위해 협조해 온 회원을 단순히 당해연도 회비 미납자라고 해서 투표권을 박탈하려는 발상은, 그 기회에 한푼이라도 걷어내야겠다는 짧은 안목에서였다고 하더라도, 그 과오가 가져올 파장은 한인회의 파산까지도 크게 비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발행된 한인주소록은 이사간 사람들의 이름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새사람들의 주소기입에 대한 성의가 보이지 않았으며, 교민사회 활동의 폭을 가늠할수 있는 교민사회단체, 교회, 교민비지니스 목록들이 모두 삭제됐습니다. 성의가 보이지 않았으며, 교민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무성의한 한인회주소록은 비단 지난 해의 주소록만이 아니라 거슬러 올라가면 많이 찾아 볼수 있습니다.
그동안 지적되어 온 한인회의 구비서류와 장부 등의 비치에 충실해야 할 것이며, 매월 회의보고, 사업결과 및 예정사업 등을 지상에 발표하여 회원인 교민들과의 격의없는 접근과 여론수렴을 시도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런 주문들은 모두 단체운영의 기본적인 상식에 관한 문제이지, 전문 지식과 높은 차원의 능력이 필요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성의 있는 우리 회원은 누구라도 실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이사회 운영의 쇄신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의미를 둘 만큼 평가력을 지닌 말도 되지만, 입에서 입으로 흐르는 비방에 동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그 사람의 일만은 믿을 수 있다”라는 말을 들을수 있도록 새로운 의욕과 분발로 봉사하는 이사회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사는 회원을 대신해서 집행부를 자문하고 격려하고 후원하고 감독해 달라고 해서 회원들이 이사를 선출합니다. 이사회가 한인회의 대표인 한인회장을 마구 흔들어 대고 꾸짖고 사사건건 보고하라는 자세는 월권이며, 소수가 일하는 집행부의 어느 잘못도 이사회의 책임과 연관이 있는 것입니다. 한인회장에 대한 원망이 높을 때, 이사들도 회원들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책임을 함께 져야 마땅합니다.
정관의 편법이용과 주소록의 제작 불실, 무책임한 장부관련 재무업무, 집행부 조직불실 및 무력, 한인회사업 실적부실 등등이 모두 이사회의 책임과 무관하다고 보는 회원은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이사회는 집행부를 대표기구로 인정하는 동시에 회원들의 여론반영과 함께 일머리를 제시하는 노력을 보였으면 합니다. 또 이사회는 자기들만의 밀실회의로 끝날게 아니라 이사회의 회의결과와 활동상황을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회원들에게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회원들이 역량을 기대하여 뽑아 놓은 이사들은 우선 한인회정관 파악과 회의진행 상식을 첫 숙제로 풀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과 경비를 소모하는 귀중한 모든 회의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중하게 진행하며,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것은 소속 부서원들 모두가 기초적인 회의진행에 대한 상식을 알아야 하며, 회의진행 상식을 모르면 유익한 의견이 도출될 수 없고 매번 난장판 회의(?)로 끝날 것입니다.

3. 한인회관 문제해결 시급
한인회관의 이관과정과 문제점, 운영규정과 조직의 모순 등을 투명하게 제시 발표하고, 공개회의를 열어 교민들과 기금기증단체 회원들의 양해와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 새롭게 출발하고 산적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불투명하게 처리된 문제는 어느 때라도 다시 여론의 질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새 한인회는 이를 선명하게 매듭짓는 공과를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현재의 한인회관을 보수하여 그대로 쓴다면, 한국도서와 고전악기 등이라도 비치하여 아담한 문화회관으로서의 출발이 가능할 것이며, 복사기, 컴퓨터 등의 교민업무에 필요한 장비는 교민의 후원으로도 쉽게 마련될 수 있다고 봅니다.

4. 다른 단체와의 유대에 더욱 힘써야...
사실상 최근의 한인회는 다른 단체의 조직면, 사업의 계속 및 전문성, 회원의 활동능력 등에 비해 역부족의 위치에 서 있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한인회는 교민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심각성을 한인회 리더들은 깨달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한인회 행사에 다른 단체들이 등을 돌리고 협조의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한인회와의 공동 행사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한인회에서 다른 단체의 행사를 지원하거나 그들의 업무에 관심을 표시한 경우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더구나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편협한 주장으로 다른 단체들과 관련된 한인회의 예산을 임의대로 집행하고 삭제하여, 다른 단체로 하여금 한인회와의 단절을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한인회가 교민의 친목과 화합, 단결을 목적으로 한 단체로서 그 첫째 약속을 저버릴 때, 그 한인회는 이미 전체 회원의 대표기구가 아닐 것입니다.
한인회는 성숙한 리더쉽과 포용력을 유지하여, 교민사회 단체중의 가장 중심적이고 발전적인 단체로서 위상을 갖추도록 크게 노력해줘야 하겠습니다. 집행부나 이사들이 방관 또는 태만의 자세에서 벗어나 올바른 업무처리와 보다 더 의욕적이고 친화적인 성숙한 모습으로 교민과 교민사회의 단체에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편협된 마음으로 다른 단체를 질타하거나, 목적과 사업이 틀린 다른 단체를 한인회가 시시비비를 하는 것은 월권이며, 그렇게 할 권한도 없습니다. 포용력을 살려 다른 단체를 오히려 협조하고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실망이 크면 우스개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인회가 우스개가 된다면 우리 교민들은 가슴앓이로 내내 고생할 것입니다.

5. 전통을 은폐하거나 단절하지 말아야...
이민선배들의 한인회 운영과 그들의 봉사활동을 검토해 보는 오늘의 한인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옛 흔적을 더듬어 보면 우리 한인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솟아나는 사례가 발견될 것이며, 그것을 더한층 지혜롭게 발전시키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23년전 쯤, 오늘의 컴퓨터시대를 상상 못했을 적에 수동식 타자기로 캘거리와 에드몬튼에 보급된 한글신문(주간)과 한인회뉴스(월간), 한글학교 뉴스(월간) 등이 발간되었으며, 캘거리한인회는 교민TV방송을 허가받아 교민뉴스, 좌담회등을 생방송했고, 고국 KBS로부터 비디오테입을 지원받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또 캘거리한인회는, 에드몬튼, 밴쿠버등 3개도시 대항 모국 체육부 장관배 축구대회를 1982년도부터 매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캘거리한인회는 또 같은 해 한인회의 체육부를 한인체육회로 독립 발족시켜 교민 배구대회, 탁구대회, 축구대회, 야구대회 등을 개최했으며, 특히 야구부는 야구복과 자체의 도구들을 완비하기도 했습니다. 그 무렵 캘거리노인회도 전통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한푼두푼 모아 정부보조금과 합하여, 장고 북 가야금 등을 구입하고 우리의 멋을 보존하는 등 존경받는 노인회로서의 역활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청년문화에 기여하고자 캘거리청년회가 자체적으로 운영되었고, 교민취미활동으로 창립된 한인낚시회는 1년 3, 4차례의 낚시대회를 열고 온 교민가족들이 야외에서 하루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마음 뿌듯한 일들이 수 없이 많습니다. 모두 지나간 일들이지만, 그냥 지워버릴 일은 아닙니다. 과거의 흔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전의 힘이 솟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6. 주류사회에 참여할 토대를 만들어야...
새해에는 캘거리의「한국의 날」제정이 기대됩니다. 이미 밴쿠버총영사관의 보도자료로 한국의 날에 대한 캘거리시장과 밴쿠버총영사의 의견교환이 우리교민 신문에 발표되기도 했습니다만, 오히려 이 일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한인회는 별다른 대응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날 제정은 우리 교민사회와 주류사회의 가교 역할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캘거리-대전 자매도시위원회는 그동안 한국의 날 제정에 관해 밴쿠버총영사관과 대전시정부간의 통신을 확인하고, 자매도시의 지원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전시는 캘거리시에서 한국의 날 제정을 선포하면 그 축하행사에 대전예술단을 보낼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해 온 상황입니다.
새해 한인회가 이같은 흐름의 시기를 놓지지 않고 한국의 날 제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한국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가칭)」라도 구성하는 등 주도적인 입장에 나서야 할 것으로 봅니다.
봉사는 할수록 많고 힘들고 외로운 길이지만, 맞겨진 직책에 사명을 다 해 주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봉사자로 지명된다는 것은 자신을 신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표시입니다. 봉사를 하는 것은 그들의 신임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봉사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고 어려움이 많으나, 봉사의 정상에는 “성취의 외로운 쾌감”이 그 선물로 놓여 있습니다. 이 선물은 열성을 다한 봉사자에게만 돌아올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편집자 주) 본 글은 CN드림 2004년 1/2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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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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