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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 여행_ ‘까끔마을’에서의 농촌체험
녹슬어 벌겋게 단 도심(都心)을 견디다 못해 무작정 뛰쳐 나왔습니다. 남도의 구례군, 지리산 자락 어디엔가 깊숙하니 주변 산세에 썩 잘 어울려 박혀있는 산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아!, 감탄 한번 제대로 할 사이도 없이 대강대강 추스르고 밖에 나와 보니 심심산중 기온은 아직도 한 겨울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 동토의 틈을 비집고 곳곳에서 봄이 툭툭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산수유 꽃 몽우리로 산마을이 노랗게 물들고 있습니다. 월전리(月田里)라던가 월암(月岩)이라던가 여기다가 달빛 하나만 곁드리면 아주 제격이겠습니다. 여나무 채, 집이라고 해야 변변치도 않고, 울도 겨우 흉내만 내고 있어 오다가다 힐끗거리면 그 집 숟가락 몇 개까지 죄다 셀 수 있으니 여기가 사람 사는 데가 아니면 어디겠습니까. 꽃이 피고 물이 흐르는 곳에 알맞게 자리한 마을에 와서 나는 오랬만에 마음이 절로 눅진해 집니다. 탈을 쓰지 않은 본디 모습대로 투박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도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귀농 한답시고 주위의 비웃음도 마다 않고 대처에서 흘러 들어온 박씨,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고령화한 농촌의 막내가 되었습니다. 이들처럼, 밭고랑 일구는 짬짬이 꽃과 시내를 벗하며 원시 농경의 이상향을 동경하는 마음 하나 만으로도 우리의 농촌은 쉽사리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싶습니다. 단지 한 가지 기우는 자연에 몰입하여 지나친 고립으로 문명 사회와 인간에의 혐오감을 싹 틔우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는 한 이들의 미래는 건강할 것입니다. 내게는 이것이 얼마만의 고향 봄인지 모르겠습니다. 산수유 피워내는 마을에 들어와서 어수룩하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나의 마음 속 캄캄한 구석이 툭 트이는 듯합니다. 도시에 치여 억장이 무너지던 아픔이 가시고 그 상처에서 새 살이 살아나는 생명의 전율을 느끼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7년 3/1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7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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