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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의 속삭임 _ 운계 박 충선 (캘거리 문협)
 

들꽃이
밤새 들고 섰던 이슬
나의 발목에
차겁게 내려 놓으며 묻는다
너의 뜨거운 피
누구와 무엇을 위해 피 돌기 하고 있냐고 ?

풀잎이
밤새 이고 있던 이슬
나의 발길에 차여
부서져 내리며 묻는다
너는 네 몸 부서지며
누구에게 제대로 헌신해 보았느냐고 ?

수풀위에 뿌려진 맑은 이슬
아침 이슬로 반짝이며
밤의 별처럼 속삭이며 묻는다
너는 사랑할수 없는 이를 위해
별 만큼 그 이름 불러보며 울어 보았느냐고 ?

흘려 보지도
부서져 보지도
울어 보지도 못한
나는 다소곳이 고개 떨구고
양발이 촉촉이 젖도록
이슬 촘촘한 숲길 걸으며
못난 내 마음 이슬로 씻어나 본다

기사 등록일: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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