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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에서(아홉번째): Winning Goal!!! 2006-7-27
 
1997년 11월 “어진이의 이야기”

진이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간지도 벌써 두달이 넘었다. 한국에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것과는 비교를 할수 없었지만, 그래도 처음 집을 떠난 아들이 걱정이 됐다. 진이는 두주에 한번씩 금요일에 집에 와서 빨래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제일 중요한 엄마가 해주는 한국음식을 포식하고는 일요일 저녁에 돌아갔다. 우리도 두주에 한번씩은 진이한테 갔다. 필요한 것을 갔다 주기도 하고 저녁을 사주면서 학교생활 이야기도 듣고 진이의 축구 시합을 보기위해서였다.

WLU 바로 옆에 있는 Waterloo 대학에는 동양학생들이 많았다. 더우기 중국학생들이 많았지만, WLU는 다른 대학에 비해서 동양학생들이 적었다. 진이 기숙사에 가보면 동양학생들은 가뭄에 콩나듯 가끔 눈에 띄었다. 행여 동양학생이라고 괄시(?)를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진이는 백인 Room-mate와 잘 지냈고 축구팀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었다.

한국대학의 축구팀에서는 신참들은 고참들이 시키는 것을 다 해야 하지만, 카나다의 대학에서는 신입생과 상급생들이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낸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WLU 축구팀에 유색인종은 진이 하나뿐이었다. 게다가 체격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그리 크지 않아서 진이는 특별히 눈에 띄었다. 대학축구팀에 고등학생이 끼어있는 것 같았다.

진이가 축구경기 Schedule를 알려주고 시간이 허락되면 한시간 이상을 운전해서 축구경기를 구경하러 갔다. 경기도 중요하지만 오가는 길에 순진이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도 좋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시는 Coffee 맛도 좋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진이가 1학년이기 때문에 시합에서 뛰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경기 후반에 들어가서 10~20분 뛰는게 고작이었다. 동네 축구에서는 펄펄날던 진이도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두각을 나타낼 기회가 오질 않았다.

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토요일에 Hamilton에 있는 McMaster 대학에서 Ontario University Soccer Championship 준결승이 있다고 했다. McMaster 대학은 학생수도 30000명이나 되어서 WLU보다는 5~6배 큰 대학이었고 모든 운동을 잘하는 대학이었다. McMaster 대학에 이기면 결승에 진출하게 되고 Ontario University Soccer Championship에서 우승을 하면, Halifax에서 열리는Canadian University Soccer Championship에 나간다고 했다. 일주일간 수업을 하지 않고 선수들 모두 함께 뻐스를 타고 Halifax에 간다면서 들떠있었다. 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신났다. 엄마는 시간이 안돼서 갈 수가 없고 나만 가겠노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토요일 오후 McMaster 대학에 도착하니, 시합 한시간 전인데도 이미 Parking장은 꽉차있었다. 겨우 한곳을 찾아서 차를 세우고 축구장으로 갔다. Stand에는 벌써McMaster 대학 응원단이 꽉차있었고 WLU응원단은 한 귀퉁이에 200여명이 자리잡고 있었다. Waterloo에서 세대의 전세 뻐스로 선수들과 응원단들이 온것 같았다. WLU은 먼저 수적인 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진이를 발견하고 몇번이나 손을 흔들었지만, 못 봤는지 공만 차고 있었다.
“짜~식 이쪽을 한번 쳐다보지!”

경기는 시작되었고 McMaster 대학 응원단의 열기에 WLU는 주눅이 들어가고 있었다. McMaster 대학은 Home ground의 잇점을 최대한도로 살리고 있었다. WLU응원단은McMaster 대학 응원단 간간이 쉬는 틈을 타서 악을 쓰는게 고작이었다. 안쓰러웠다! 게다가 McMaster 대학에서 선취골을 넣었다. 전번전 30분에 일어난 일이었다. McMaster 대학 응원단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숫적으로 우세한데다 선취골까지 넣었으니, McMaster 대학은 사기충천했다.

WLU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지 계속 밀리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진이는 Bench에만 앉아 있을뿐 도무지 뛸것 같지 않았다. 섭섭했다.
“오늘은 아주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1학년 선수들은 안 뛰게 할려는가 보구나!”
그때였다! 진이와 다른 1학년 선수 Kenny가 일어나서 몸을 푸는게 아닌가!
“어떻게 된거야?”
약5분 후에 선수 교체를 하는데 진이와 Kenny가 교체선수로 들어갔다. 내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진이는 Left midfielder로 Kenny는 왼쪽 수비수로 배정되었다. 진이는 동분서주하면서 열심이 뛰고 있었지만 경기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전반전 경기가 끝났다.

후반전에는 진이가 Bench에 다시 앉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후반전에도 진이와 Kenny가 경기장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래~ 진아 한번 멋지게 뛰어봐라!”
진이는 Midfielder로 뛰면서 공수 양면에 참가하고 있었다. 축구에서 제일 힘드는 Position은 Midfielder였다. 수비와 공격을 연결해주는 역활을 하기 때문에 중원 싸움에서 밀리면 경기는 끝나는 것이었다. 후반은 전반 보다 훨씬 나았다. 교체선수로 들어간 신참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진이와 Kenny는 손발을 잘 맟추고 있었다.

후반 15분에 드디어 WLU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번엔 200명 밖에 안되는 WLU 응원단이 열광했다.
“축구경기가 재미있어지겠는데?”
밀고 당기는 팽팽한 경기였다. 시계는 후반 35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양팀 모두 죽을 각오로 뛰고 있었다. 어느 쪽이 되던 먼저 한골을 넣는 쪽이 이기는 경기였다. 만약 연장전으로 들어가면 Home team인 McMaster 대학이 유리한 경기가 될 것 같았다. 체력면에서도 WLU는 McMaster 대학 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제발 한골만 넣어라!”
“진아 열심이 뛰어라. 아빠가 이렇게 열심이 응원하고 있잖니!”

이기느냐? 지느냐? 정말 예측할 수 없는 밀고 밀리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McMaster 대학의 Penalty box 근처에서 혼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공이 흘러서 진이가 있는 쪽으로 왔다. McMaster 선수와 나란히 서있던 진이가 쏜살같이 달려가서 먼저 공을 낙아챘다. 뒤에서는 McMaster 대학의 midfielder가 달려들고 있었고 앞에서는 수비수가 sliding tackle을 하면서 달려들었다.

순간 진이는 왼발로 살짝 공을 오른쪽으로 차면서 수비수의 Tackle을 피하는 동시에 오른 발로 강슛을 때렸다! 공은 총알처럼 골대를 향해 날아갔다. 눈깜짝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혼전하는 것을 보면서 정신을 쏟고 있었던 Goal keeper는 날아오는 공을 보면서 잽쎄게 몸을 날렸지만, 이미 공은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와~아~~~!”
하늘을 찌를듯한 함성이 WLU 응원단에서 터져나왔다! 순간 선수들도 응원단도 서로 얼싸안고 어쩔줄울 몰랐다. 축구장 안에서는 한 덩어리가 된 선수들이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피~잉 돌았다! 드디어 진이가 해냈구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Did you see it~! Did you see it! He is my son! He is MY~ SON~~~!!!”
가슴은 터질 것 같은데,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실상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었다!

마음조리던 시간이 지나가고, 드디어 심판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각소리가 울렸다. WLU는 2:1로 승리를 거두었다. 진이가 넣은 골은 Winning goal이 되었다! 모두 달려와서 진이를 끌어안았다. WLU 선수들은 McMaster 대학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축구장 한 가운데에 둥그렀게 모여 서서 Victory Chanting를 외쳤다. WLU 팀은 경기에서 이기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승리가를 목이 터져라 하고 부르곤 했다.

장대처럼 키가 큰 선수들 틈에 끼어 있는 작은 진이가 거인(?)처럼 보였다!
“He is my son!!!”


꼬리글: 진이는 Western University와 벌인 결승전에서도 맹활약을 했지만, 아쉽게도 2:1로 패했다. 진이는 년말 Soccer party에서 Rookie of the year, 신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WLU 축구team은 진이가 4학년 때 Canadian University Soccer Championship에 우승을 했다.


힘내자: 어진님 글을 읽고
오늘은 왠일로 샘이 다 나네요...
좋은 아빠, 남편, 시아버지
좋은 엄마, 아내, 시어머니
똘똘하고 운동 잘하고 성격도 좋은 아들셋.. 며느리...
어진님은 다 가지셨네요...

휴가는 아직 안 가셨나봐요... 가족 다 가시는 거예요?..
동부 어디로 가세요?
저희 가족은 갑자기 7박9일로 고등어 낚시 갔다왔요... 토론토 덥다고 시원한 옷들만 가져갔는데 따듯한 옷들이 필요하더라구요...
휴가 잘 다녀오세요..!

어진이: 안녕하세요?
항상 옆집이나 건너편집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답니다. ㅎㅎㅎ

8월 7일 아침에 떠났다가 13일에 돌아오는 6박 7일.
Quebec, Nova Scotia, PEI를 돌아오는 뻐쓰 여행을 택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신경을 쓰기가 싫어서요.
어쩌면 고등어 잡이 가신 곳을 저도 갈지 모르겠네요.
참~ 고등어는 많이 잡으셨어요?

장거리 여행에는 좋은 조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순진이는 운전하는 것을 싫어하고 혼자서 운전을 해야 하는데
거기다 운전은 하지도 않으면서
운전하는 일정을 지도 위에 High light로 표시해 주고
별지에다 자세히 써서 지도 위에 붙여주고
“요길이 나오면 내게 알려줘!” 신신당부를 하고 떠나도
순진이는 차가 출발을 한뒤 10분이면 주무십니다.

아무리 깨워도 눈을 잠시 떴다가 다시……
아마 제가 운전을 너무나 편하게 안전하게 해서 그런가 봅니다.ㅎㅎㅎ
안 그렇다면 눈을 부릅뜨고 교통 순경 노릇을 할텐데……
그래서 편안히 뻐쓰를 타고 가기로했습니다. 단둘이서.
경비는 결혼 30주년이라고 아들들이 마련해 주었구요.
이제야 투자금(?)에 대한 배당금(?)을 쬐~끔씩 받는 모양입니다.

올해부터는 눈질끈 감고 일주일씩 세탁소문을 닿기로 했습니다.
욕심같아서는 여름에 일주일 겨울에 일주일 닿고 싶지만……
저는 일년에 휴가가 5주인데 (내년 부터는 6주) 순진이 때문에 별로 즐기지 못합니다.
휴가를 받아서 세탁소 보면서 순진이 미장원에 보내는게 고작입니다. 애고~~~!

벌써 여름 방학이 절반이나 지나갔네요.
나머지 여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


기사 등록일: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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