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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와 노르웨이 _오충근의 기자수첩
 

비슷하면서 다른 자원의 존형
노르웨이와 앨버타는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우선 겨울이 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겨울이 춥고 어둡고 오후 3시만 넘으면 어둠이 찾아오는 것도 비슷하다. 앨버타는 지대가 높아서 로키산맥 가면 만년설을 흔하게 보는데 노르웨이도 만년설에 덮인 봉우리가 200개가 넘는다.
면적은 앨버타가 두 배 넓지만 인구는 노르웨이가 약간 더 많다. 그러나 그런 것 보다 노르웨이와 앨버타의 공통점은 70년대부터 원유, 천연가스가 발굴되어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원유 천연가스 발견 전에는 경제규모가 스웨덴의 1/3 수준이었으나 2009년을 기점으로 스웨덴의 경제규모를 뛰어 넘었다. 자원의 힘을 느끼기에 충분한 현상이다.
앨버타에서 원유, 천연가스가 발견 된 것은 1947년 르덕(Leduc)이지만 앨버타 오일샌드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 후반으로 앨버타가 캐나다에서 가장 부자 주로 발 돋음 하는데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앨버타와 노르웨이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자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펀드를 조성한 점이다.
앨버타 헤리티지 펀드
앨버타 헤리티지 펀드는 Alberta Heritage Trust Saving Fund(AHSTF)라고 부른다. 이 펀드는 앨버타의 장래를 위해 자원에너지에서 나오는 세입과 일반회계에서 이체한 종자돈으로 설립한 펀드로 펀드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헬스 캐어, 교육, 사회 인프라 건설에 쓰인다.
AHSTF는 1976년 피터 로히드 주 수상 때 설립되었다. 펀드 설립의 목적은 장래를 위한 저축, 경제력 강화와 경제 다양화, 앨버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었다. 펀드 설립 당시 주 정부 일반회계에서 15억 달러, 화석 에너지 로얄티에서 6억2천만 달러, 합계 21억2천만 달러의 종자돈으로 시작하였다.
이렇게 해서 조성된 펀드 자금을 매니토바, 퀘벡, 노바 스코시아, 뉴 브른스빅, 뉴 펀들랜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등 이웃 주에 빌려 주었다. 이자율이 평균 12.5%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 외에도 펀드를 주식에 투자하거나 채권 구입 각종 사업, 다국적 기업 등에 투자해 생기는 이익금으로 삶의 질 향상, 사회 인프라를 건설했다. 앨버타 대학 구내에 있는 월터 맥킨지 헬스 서비스 센터, 캘거리 아동 주립병원 등이 AHSTF를 이용해 세운 것이다.
1986년까지 화석 에너지 로열티 수입 일부를 펀드로 이체하였는데 1987년부터 중단되었다. 피터 로히드 주 수상이 펀드를 설립했을 때 장래에 대비하자는 의도를 앨버타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 부분이 노르웨이 국부 펀드와 다른 점이다. 1980년-2014년까지 35년간 화석 에너지 로열티 수입이 약 1천900억달러에 달하는데 2014년 현재 AHSTF 자산가치는 173억30만 달러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2016-2017회계연도에 순 수익이 15억달러, 수익율은 7.4%다. 2016년12월31일 현재 AHSTF 자산가치는 191억천만 달러다. 캐나다 최대의 연기금인 CPPIB(Canadian Pension Plan Investment Borad)의 수익율 16.5%와 비교하면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투자했는지 알 수 있다.
펀드 자산가치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이유에 대해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프레이저 연구소 조차 노르웨이 국부펀드, 알라스카의 화석연료 기금과 비교 분석해 “수익금의 대부분을 상습적으로 빼 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앨버타는 펀드 수익금을 ‘조자룡 헌 창 쓰듯’ 빼서 썼으나 노르웨이는 펀드 수익율을 4%로 책정해 4% 이외 종자돈에는 절대 손 대지 않았다.
알라스카 1982년-2011년까지 화석연료 로열티 25%를 차곡차곡 펀드에 모아 투자로 펀드를 늘려 나갔다. 좌파 국가 노르웨이는 화석연료 로열티에 78% 세금을 부과해 100% 펀드에 귀속 시켰다.
만약이라는 가정은 허무하지만 앨버타가 알라스카 방식을 따랐다면 현재 AHSTF자산가치가 4백24억 달러, 노르웨이 방식을 따랐다면 자산가치가 지금의 10배가 넘는 1천2백19억 달라가 되었을 것이다.
노르웨이 국부 펀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1990년 설립되었다. 북해에서 쏟아져 나오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언젠가는 고갈 될 테니 그 때에 대비하여 석유 천연가스 수익금을 종자돈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장래를 대비하자는 아이디어는 AHSTF와 똑 같았다. 노르웨이는 화석연료에 78%라는 고율의 세율을 책정해 펀드 자금을 늘려나갔다.
노르웨이도 펀드 자금을 주식이나 다국적 기업, 각종 사업에 투자하는데 2017년 3월 현재 자산가치 8천70백20억 달러로 국민 1인당, 아이 어른 모두에게 골고루17만7천 달러씩 나눠줄 수 있는 금액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전 세계 증권시장의 8%, 유럽 주식시장의 2.33%를 차지하고 있다.
펀드를 투자하는데 수익이 생긴다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윤리위원회가 있어 윤리규정에 맞아야 투자를 한다. 무기 생산업체, 담배제조업체, 환경오염업체에는 투자하지 않고 고문이나 살인 등 인권을 무시하는 나라에는 아무리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 있다 해도 투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국전력은 투자 기피업체로 지정되었다. 한전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석탄에서 얻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전 주식 400만주와 채권에 투자했었는데 이를 매각했다.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석탄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은 디젤연료와 더불어 미세먼지 주역으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 앨버타에서도 퇴출 대상으로 주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을 이용하는 화력발전소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펀드를 조성해 미래에 대비하는 게 앨버타와 노르웨이뿐이 아니다. 쿠웨이트 원유 펀드는 4천억 달러가 넘고 아랍토후국 원유 펀드는 800억 달러가 넘는다. 카자흐스탄도 180억 달러의 원유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20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자금을 원유펀드에 넣어두고 있다.
밝지 않은 오일샌드의 미래
노르웨이는 원유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 들었다. 2001년과 비교해 생산량이 1.5배 줄었다. 반면 앨버타 오일샌드는 날이 갈수록 생산량이 늘어나고 기술혁신으로 생산비용이 줄어들었다. 선코(Suncor) 경우 2013년 배럴 당 경상비가 37달러였으나 작년 18% 줄어든 배럴 당 22.15달러가 되었다. 신쿠르드도 배럴당 경상비가 27.65달러로 줄어 들었다.
배럴 당 생산단가가 줄어들었으나 앨버타 오일샌드는 미국 시장에서 전통유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팔린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거래되어 앨버타 재정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파이프라인 건설로 아시아 시장 개척, 유럽 시장 개척 등 시장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2014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원유 시세는 언제 제자리를 찾을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배럴 당 100달러 하던 시절은 다시 안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오일샌드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은 큰 손들이 오일샌드에서 손 털고 나간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쉘은 부채 300억 달러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던 오일샌드를 75억5천만 달러에CNR(Canadian Natural Resource)에 매각했다. 엑슨도 2월에 두 군데 오일샌드를 회계 처리했다. 엑슨은 텍사스, 오클라호마, 노스 타코타의 셰일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노코 필립도 2월에 오일샌드에서 손을 뗐다. 오일샌드 비즈니스는 손익분기점이 높아 원유시세가 배럴 당 60달러는 되어야 개발할 여지가 있는데 2014년 가을 곤두박질 친 이후 요즘에도 배럴 당 50달러를 겨우 상회하고 있다.
오일샌드를 대체할 수입원이 없는 앨버타로서는 유가 반등과 파이프라인 건설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점차적으로 오일샌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산업 다각화를 통해 앨버타가 번영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기사 등록일: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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