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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에서 _ 오충근의 기자수첩
 
스탈린의 흔적
이번 여름 휴가의 시작은 라트비아 리가에서 시작이다. 에드몬톤-암스테르담-리가. 항공료를 절약해보려 했는데 오히려 혹을 붙이게 된 꼴이 되었다.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되며 경제난이 가중된 발트 삼국, 독일 있을 때 불법체류하던 리투아니아인들을 알게 되었다. 본국에서의 삶에 절망하고 이국 땅에서 불법 체류하는 리투아니아 인들,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 발트 삼국이 왜 그 지경이 되었을까?
유럽국가들, 특히 동유럽국가들은 대개 히틀러에게 당하고 스탈린에게 혼났는데 발트 삼국, 즉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는 어떻게 두 악당에게 당했는지 궁금했다.
리가 구시가지 카페에서 혼자 맥주 마시다 어떤 남자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왜 왔냐고 묻길래 “소비에트 연방의 흔적”을 찾아보려 한다고 했더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뭔가 잘못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얼른 “스탈린 어떤 나쁜 짓을 했나”라고 덧붙였다.
라트비아 오기 직전에 안 사실인데 라트비아인은 우리 한민족 만큼이나 민족의식이 강해 소비에트 연방에 통치 당했던 시절을 매우 싫어해 지금도 러시아와 관계가 별로라고 한다. 우리가 일본 싫어하듯.
역사적으로 러시아 침략을 여러번 경험했지만 스탈린이 1940-1941년 통치할 동안 라트비아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리가 구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그 중에 KGB 리가 지부도 있다.
길 모퉁이에 지어진 대형 백색 건물에서 무수한 라트비아 독립지사들이 불법감금 ,구타, 협박, 고문을 당한 끝에 반혁명 분자로 몰려 소련 형무소로 이송되어 처형되거나 시베리아로 유형 되었다. 많을 때는 하루에 15,000명이 유형되기도 했다는데 반혁명분자, 정치범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있었다 한다. 시베리아 유형자 중 살아 돌아온 사람은 1%도 안된다.

나치 부역자냐? 애국자냐?
히틀러 묵계 아래 발트 삼국에 영향력을 확보한 스탈린은 야만적 폭압정치로 통치했다. 그러나 묵계는 2년만에 깨졌다. 독일은 일방적으로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소련과 전쟁을 시작했다. 스탈린 폭압정치에 신음하던 라트비아에도 독일군이 침공했다.
히틀러가 스탈린 폭정에 시달리는 라트비아 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나치 침공으로 소련으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잡은 라트비아인들은 나치와 협력해 소련군을 몰아냈다. 이제부터 나치의 만행이 시작되었다. 라트비아 거주 유태인의 95%가 사라졌다.
라트비아인은 스탈린이나 히틀러나 “똑같이 나쁜 놈이지만 그래도 히틀러가 낫다”고 생각한다. 히틀러는 “전쟁 끝나면 독립 보장”을 약속했다. 나치를 돕는 것이 소련의 압제를 물리치고 조국이 독립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11만명이 자원무장대에 입대했다.
그러나 전쟁에 져 소련은 전승국, 독일은 패전국이 되었다. 라트비아는 다시 소련에 점령 당해 스탈린에게 따따블로 혼났다. KGB 리가 지부는 이 때에도 인간사냥의 임무를 훌륭하게 이행해 라트비아인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어 독립한 라트비아는 전승기념일에 나치를 추억하는 행사를 갖는다. 라트비아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과 유대인들은 신나치즘이라고 비난하며 행사 중지를 요구하고 유럽 각국도 “임자들 지금 제정신인가? 그런거 하면 안되는거야”라고 중지를 강력히 요청했으나 참전용사들은 “우리는 나치 부역자가 아니라 소련을 물리친 애국자들”이라고 주장하며 여전히 행사를 하고 있다.

국가폭력의 희생자들
발트 삼국을 비롯해 동유럽 국가들은 나치와 소련 공산당이라는 두개의 거대한 국가폭력의 희생자다. 최근 라트비아에서는 러시아를 유럽 인권재판소에 제소하는 일이 있었다.
스탈린 통치시절 부모가 희생당한 사람이 러시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민족주의자였던 아버지는 반혁명분자로 몰려 처형되었고 어머니는 죄도 없이 총살 당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은 20년 이상 증거를 찾고 수집해 제출했다. 유럽 인권재판소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러시아가 스탈린시대 자행된 국가 폭력에 얼마나 책임있는 자세를 취할지 정말로 정말로 귀추가 주목된다.
라트비아 여행 중 관타나모 소년 테러범 오마르 카드르의 인권침해에 대해 캐나다가 배상금을 지불하고 사건이 종결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가 테러범인건 사실이지만 관타나모에서 부당한 인권침해를 당할 때 캐나다 관리들이 자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동조한 것이 헌법위반이라는 캐나다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몇 년전 하퍼총리 시절 원주민 기숙학교가 원주민들에게 가한 학대와 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통한 치유와 배상을 한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모국에서도 진실과 화해를 통한 국가폭력에 대한 공식사과와 배상이 진행 중이나 미흡한 점이 있다. 멀리는 일제 때 자행된 징용, 징병,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으로부터 진심어린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받도록 정부가 더 노력해야한다.
이승만 독재와 군사독재 때 빨갱이 누명을 쓰고 사라진 억울한 희생자들부터 가까이는 박근혜 정부 때 통진당 해산과 이석기 구속도 국가폭력으로 재심 대상이다.
나는 통진당 지지자 아니고 더더욱 이석기 지지자도 아니지만 지지여부와 무관하게 부당한 국가폭력 희생자이므로 구제 되어야하고 대신 모국을 주식회사로 전락시키고 4대강 사업으로 국고를 낭비한 BBK 사기주범 이명박이 구속되어 죄값을 받아야 한다. 그게 사필귀정이고 파사현정이다.

기사 등록일: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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