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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_ 3월 10일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된다는 전설이 있었다. 그리스 북쪽 마케도니아의 신전 기둥에 복잡한 매듭이 묶여 있었는데 아무도 풀지 못했던 것을 알렉산더 대왕이 칼로 매듭을 잘라버렸다. 이후 그는 아시아를 제패했다. 하지만 매듭을 풀지 않고 제거한 탓에 그의 왕국은 끝내 분열되었다.

한국 정부가 6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했다.
대법원에서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판결금을 대신 변제하는 방식으로 해결방안을 마련, 공식 추진키로 결정했다.
일본의 피고기업의 배상 참여가 없는 해법이라며 피해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전범 기업들에 사법적인 면죄부를 준 것이라면서 시민단체의 규탄대회도 열리고 있다. 한일간의 오래된 갈등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여서 한반도가 들끓고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본의 범죄인정과 사죄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다. 한국은 요구했고 일본은 버텼다. 정권이 여러차례 바뀌면서 조금씩 변화의 흔적은 있었지만 일본은 완강했고, 그래서 일부 피해자들은 기다리다가 지쳐 그저 누구든 조속하게 배상문제라도 해결해 주기를 바랬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로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받은 사람은 15명이다. 이들 외에도 일본 강점기에 강제징용되었던 피해자들의 소송 9건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 돼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모두 원고가 승소할 경우 같은 방식으로 한국에서 대신 변제한다는 내용이다.
행정안전부 산하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란 긴 이름의 기관에서 지급한다는 것인데, 여기에 국내 청구권자금 수혜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한 16개 가량의 국내기업이 자발적인 기부를 해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배상 과정에 당사자 일본기업의 참여도 유도하겠단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에 따라 다 채워지지 않은 물컵의 절반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슬쩍 공을 넘기는 꼼수도 부린다.
일본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한일간의 분쟁으로 피곤한 미국도 이같은 한국정부의 해법을 환영했다.
하지만 정부가 어떤 레토릭으로 포장해도 한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씁쓸하다. 참모들이 속도조절을 건의했지만 윤 대통령이 밀어붙였다고 전해진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베어버린 것이다. 그 명쾌함 뒤에 결국 ‘상처’를 남겼다.
과거사 문제가 한일 관계 개선이 걸림돌이라고 단정해왔던 윤석렬 대통령의 역사의식이 결국, 한국을 퇴행시켰다.

정치적으로는 여당을 이끌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후보들끼리 내부 총질로 진흙탕싸움이다. 야당 쪽도 시끄럽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은 이 대표 사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내홍을 겪고 있다.
이밖에 올해부터 한국에서 달라지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해외 영주권자의 한국 의료보험 자격조건이다. 앞으로는 해외이주 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6개월을 체류해야 건보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지면 한계상 본지 온라인사이트의 ‘캐나다 뉴스룸’에서 전한다.

캐나다로 눈을 돌려본다. 중국이 캐나다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캐나다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글로브앤메일지가 이와 관련한 국가정보국의 비밀문건을 입수해 공개하면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일단 트뤼도와 캐나다 정보국장은 중국이 2019년과 2021년 두번의 연방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현 트뤼도 정권인 자유당의 승리를 위한 중국의 지원이었다.
트뤼도 연방 총리는 6일 저녁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내 국가안보 및 정보위원회와 함께 국가안보 정보기관에 이 문제를 조사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인 연방보수당의 폴리에브 대표는 트뤼도의 발표가 미흡하다면서 독립적인 공개 조사를 촉구했다.
트뤼도 총리는 엊그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재단이 받은 기부금을 전액 환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에 중국 정부의 자문역이고 부호인 장빈으로부터 20만달러의 기부금이 재단으로 들어 왔는데 이를 환불한 것이다. 트뤼도는 이 기부금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같은 선거 개입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필자가 칼럼을 쓰기 위해 매주 하는 일 중 하나가 자유게시판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토론토와 밴쿠버에서 교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를 보고 본지의 게시판도 눈여겨본다. 우리가 사는 캐나다 교민사회에 무엇이 화제인지 교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진솔하고 일상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다.
자유게시판이므로 종종 대형 키배를 일으킬만한 논쟁거리를 던져놓고 뒤에서 미소를 짓는 어그로꾼도 있다. 정치와 경제를 소재로 한 어그로가 가성비가 좋다. 꾼들의 미끼가 되곤 한다. 그럼에도 사이트 운영자가 혼신(?)을 다해 악플을 지우고 꾼들을 제명시키는 노력 덕에 그곳에 머문 시간은 아깝지 않다.

토론토에 사는 사람들은 역이민과 팁문화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는데 요즘은 한국에서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개선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한국 정부는 현재 주 최대 52시간인 근로시간을 최대 80.5시간까지 늘리는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노동착취에 대한 한탄들이다.
캐나다에서 투잡, 쓰리잡을 뛰는 사람(필자도 투잡이다.)들이 많아서인지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남 같지 않은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강제 오버타임을 매일 하다가 이민을 온 사람들도 시간이 흐르면 한국에서와 비슷한 강도와 시간을 일하고 있는 자기자신을 바라보며 내가 뭐하러 여기 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 다만 여러개의 직업을 갖고 있어도 이제는 ‘강제’가 아닌 ‘선택’이란 것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그저 삶이 주는 ‘강요’일게다. 그래서일 것이다. 교민들도 한국을 바라보며 같이 가슴 아파한다.
(본지 편집위원.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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