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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 4월 21일자
 
 
지난주 칼럼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해 미국의 스파이활동 소식을 전했는데 그 기밀문건을 유출한 범인이 체포됐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소속 정보병이었다. 불과 21살에 불과한 일병이다. 군사통신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기밀문서가 있는 시스템에 접근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수사당국은 그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했다. 국가 기밀을 유출했기 때문이다.
주력부대원도 아닌 예비부대원의 손에 엄청난 정보가 새어 나가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각국 언론의 반응은 이틀 정도 1보와 속보성 2보에서 마무리된 분위기다. 동기와 배경 그리고 파장에 대해 추적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모두 조심스럽다.
한국 주요 언론은 ‘정치적 파장이 생긴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번 건으로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주요 국가들의 항의가 그다지 주목할 만한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뉴욕타임즈 보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안방이 도청당한 사례에 비춰보면 한국의 반응이 유별나다고 할 수는 없다. 정권과 유착된 언론의 프레임은 도청에 대한 항의를 ‘유난 떤다’고 폄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까지 떨어진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일본과의 굴욕외교가 수면 아래로 채 가라앉기도 전에 미국의 스파이활동을 “악의적인 도청은 없었다”거나 “정보가 상당수 위조됐다”는 등의 말 같지도 않은 변명으로 사건를 축소하는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혹 차질이 빚어질까 전전긍긍하며 국민들의 자존심이나 우려는 ‘대의’를 위한 ‘소의’의 희생 쯤으로 여긴 결과물이다.
이쯤되면 야당이 똘똘 뭉쳐서 공격권을 행사할 만도 한데 민주당에 느닷없이 돈봉투사건이란 대형악재가 터져 다들 탄식만 하고 있다. 2021년 송영길 전 대표가 당선됐던 전당대회 당시 송 후보 캠프 의원들이 돈을 받고 국회의원과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검찰이 의심하고 수사 중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송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로 진출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사적관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범죄집단으로 전락했다는 자조와 자성의 목소리도 많지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현역 의원이 10명 이상일 수도 있어 민주당 간판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팽배하다. 풍전등화와 같은 민주당과 고립무원에 빠진 이재명. 민주당의 위기다.

일본에서 발생한 폭발물 투척 테러 사건도 이슈가 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를 하기 직전 가까운 곳(30Cm)에 총리를 노린 폭발이 일어나 일본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유세 중 피격되어 숨진 것이 불과 9개월 전인데 다시 총리를 노린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되풀이되는 정치테러에 모두들 아연실색하는 모습이다.
사실 일본은 오랜 정치테러 역사를 갖고 있다. 가장 심했을 때가 1930년대이다. 10년 사이에 총리들이 줄줄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 결과 폭력적인 군국주의가 문을 열게 되었다.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정치테러 행위가 있어 왔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기류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캐나다로 눈을 돌려보면, 공무원들의 전면 파업이 가장 신경 쓰인다.
2년전부터 이어왔던 단체협상인데 지지부진한 협상의 진척에 노조원들이 마지막 칼을 꺼내 들었다. 총 16만명에 해당하는 정부 노조원들은 2년전부터 계약서 없이 일을 해 왔다. 정부 부처 전 분야에 소속된 공무원들의 파업이어서 우리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민/세금신고/여권/시민권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불편을 겪을 것이다. 임금인상안을 놓고 조율 중인데 양측의 의견차가 커서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고용주이고 소속 직원들의 총파업이어서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스트라이크로 기록될 전망이다.
요즘 은행의 연이은 금리동결로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턱없이 떨어진 부동산 가격이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잡히기 때문이다. 주택판매도 두 달 연속 상승세이고 가격도 낙폭을 점차 줄여가는 모습이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여전히 높은 금리 부담에도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고 싶은데 막상 마켓에 들어가보면 매물로 나온 집이 별로 없다. 캐나다 부동산협회는 3월의 신규 리스팅된 주택이 20년만에 최저치라고 밝혔다. 집을 팔고 싶어도 집값이 너무 떨어져 오르기를 기다리느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부동산 전망은 다소 견해 차이가 있는데 부동산 회사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은행권에서는 조금 신중한 편이다. 권위 있는 기관인 캐나다 부동산협회(CREA)에 따르면, 하락폭은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올말까지 계속 떨어질 것이며 내년에 되서야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주춤했던 임대료도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다. 이래저래 집을 가진 사람은 그들대로, 집이 없는 사람은 또 그들대로 고민이 많다.

이제 북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북한이 지난주에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주말에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우리 해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한 일이 발생했다. 한반도가 북한의 잇단 도발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미일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를 요청했는데 17일 열린 이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해서 북한을 자극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국의 탓으로 돌렸다. 이 두 나라가 비토권을 행사해 결국 아무 성과없이 끝났다. 둘로 갈린 냉전의 세계. 그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우리 군은 한반도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탐지, 타격,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올해만 아홉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일이 세게 나오면 더 도발적인 핵 미사일 실험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사일과 핵은 그들의 강력한 대미 압박 카드다. 게다가 남북 직접 통화도 응답하지 않은 지 꽤 됐다.
북한이 남북 사이에 개설된 모든 연락선을 완전 차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북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불만의 표시로 연락을 끊어버린다. 마치 친구 사이에 서운한 일이 생기면 입을 꾹 다물고 대화를 기피하는 것과 같다. 물론 남북이 친구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식으로 감정을 표출한다.
1971년 1차 남북적십자회담 직후 개설된 남북 직통전화는 며칠 전의 단절 그 전에 이미 여섯 차례 단절과 재연결이 반복되어 왔다. 제 멋대로다. 기분 좋으면 ‘말’하고 기분 나쁘면 입을 다문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하나의 주권국가로 존속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한반도를 강점한 정권’으로 본다. 절대 그들의 국가명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권으로 인정하니 대화도 하고 협상도 한다. 하지만 ‘적’도 아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2018년 국방백서를 발간하면서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요즘 북한에 한류가 들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K드라마와 K팝을 보기 위해 DVD와 CD를 몰래 구입한다고 한다. 북한은 정권의 사활을 걸고 한류를 차단하려고 하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10명중 8명 정도는 한번쯤 한류를 경험했다고 한다. 인터넷이 철저하게 차단된 곳이지만 전자기기의 발달로 USB를 많이들 쓰는 모양이다. 부동산을 사고 파는 사경제가 생겨나고 있으니 확실히 북한도 변하고 있기는 하다.
예전에, 30년전에, 평양을 갔을 때 필자를 담당했던 보위부 직원과 시내를 다니거나 행사를 갔을 때 서로 대화를 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필자는 ‘남한말’로 말하고 그는 ‘북한말’로 말했던 것 같다. 억양은 달라도 서로 알아듣는 같은 한국말이지만 다른 언어로 묻고 다른 언어로 답한 느낌이었다. 혹시라도 말실수를 하면 사상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가 들어가고 그 보고 후에는 호텔방에 갇혀지내야 하기 때문에 입을 떼기 전에 심사숙고 해야 했다. 그만큼 그들은 철저히 사상으로 무장되어 있었고 그런 모습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적’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그들과 통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절망적이었다. 그들은 우리보다 통일에 대한 염원이 강해보였다. 말끝마다 통일을 입에 올린다. 미국만 아니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평양 시내의 곳곳에는 반미구호가 적힌 플랭카드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은 체제를 유지시켜주는 도구이다. 그들의 핵은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으로 개발됐다. 우리를 건드리면 같이 죽는다는 것이지 먼저 덤비지는 않는다. 적어도 북한의 남침으로 그들은 자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소견이다.
경제력 차이로 보면 북한과 한국은 수십배의 차이가 난다. 국민총생산(GDP)에서 약 60배 수준이다. 북한의 GDP는 40년전의 우리나라보다 작다. 북한은 세계의 최빈국 중 하나가 되었고 우리는 선진국 중 하나가 되었다.
복잡한 통일비용을 거론치 않더라도 조금 전에 언급했듯 같은 언어로 다른 언어를 구사하듯 이질적인 문화의 차이가 제법 크다. K팝이 들어가는 변화의 노정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곧 숨이 멎을 작은 물결에 불과하다.
우리는 캐나다에 살지만 북한은 늘 아픈 손가락 같다. 서로 죽고 죽일 수 있는 적이면서도 화해하고 이웃하며 지내는 형제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어가는 그들이 어디까지 코너에 몰릴 지 그러고 나면 살기 위해 죽기살기로 덤비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4-21
운영팀 | 2023-04-28 08: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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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과 비슷한 분위기인듯 보입니다


앨버타로 사람들이 몰려온
https://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2345&code2=0&code3=210&idx=-823&page=2


앨버타주 인구증가율 전국 최고
https://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2345&code2=0&code3=210&idx=155&page=2

포트 맥머리등 집값 급등
https://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2345&code2=0&code3=230&idx=395&pag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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