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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 읽기 _ 6월 16일자
 
 
 
마이클 코리타의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이라는 제목의 소설은 우연히 범행 현장을 목격한 소년을 죽이려는 자들과 그에 맞서 소년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사투를 벌이는 스릴러물이다.
필자가 토론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해 읽었을 때가 작년 12월이었는데 이틀 만에 단숨에 읽었던 책이었다. 그만큼 강렬한 서사에 숨 쉴 틈이 없이 다음 페이지를 넘겨야 했던 소설이었다.
코리타의 소설은 미국 몬태나주 산불을 배경으로 쓰여졌다. 거대한 산불과 폭풍에 삼켜진 몬태나 화재현장에 목격자인 소년을 죽이려는 악당과 소년을 보호하려는 군 출신 생존 전문가, 정예 산림 소방대원, 연방 보안관 등이 펄펄 끓는 화재 속에서 추격전을 펼지는 장면이 압권이다. 동명의 영화도 나왔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캐나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산불화재를 보면서, 불길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소방관들을 보면서, 소설 속의 장면 하나하나가 떠오르게 된다.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위험한 지 짐작할 수는 있기에 불길 속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든 소방관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지난달부터 발생한 캐나다의 산불화재로 캐나다 전역에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앨버타는 물론 BC주와 퀘벡 노바스코샤 온타리오까지 산불이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모르고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수백건의 산불화재로 생긴 연기가 미국까지 덮치면서 대기질 경보(Code Red)가 뜨기도 했다. 뉴욕시 스카이라인을 주황색으로 물들인 짙은 연기와 연무로 마스크가 다시 등장하고 아이들이 외출을 못하는 등 최악의 상태가 이어지자 일부 뉴요커들은 ‘Blame Canada’라면서 책임을 캐나다로 돌리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 발생한 캐나다 산불은 지난 20여년 이래 최악의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정부는 밝혔다. 지금까지 총 470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에 탔으며 약 3만2천명의 캐나다인이 대피 명령을 받았다고 빌 블레어 공공안전부 장관이 밝혔다. 캐나다의 면적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크고 규모가 9억8천만 헥타르이니 사라진 산림이 크게 보이진 않지만 우리나라의 면적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가량이 화재로 소실된 셈이니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이다.
12일 현재 전국적으로 431건의 산불이 타고 있으며 이중 208건이 통제불능 화재로 분류됐다. 캐나다는 현재 ‘국가 대비 수준 5’에 있는데 이것은 캐나다가 전국적으로 산불 진압에 모든 국가자원을 투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방정부는 두번째로 앨버타주에 캐나다 군의 파병을 승인했다.
국제소방대원 약 1,100명이 화재현장에서 진압 작업 중이며 스페인 칠레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소방관들이 캐나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도 600명 이상의 소방관이 캐나다 화재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트윗에서 밝혔다.

오늘은 이제 방류 초읽기에 들어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짚어본다. 방사능 오염물질을 일본 앞바다에 내다버리면 인근의 한국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기 때문에 정치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일본은 12일부터 오염수 방류를 위해 본격적인 시운전을 시작했다. 2주 동안 진행될 이 시운전은 약 1km의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앞바다까지 오염수를 밀어내는 펌프의 성능을 확인하고 방류과정에서 각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최종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는 일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의미이고 문제의 오염수(일본은 이를 ‘처리수’라고 부른다) 130여만톤이 적어도 30년 이상 바다에 쏟아져 나올 시점이 다가왔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은 국회가 열리고 있고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격렬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보가 달려있는데 우리 정부가 대일 굴욕외교를 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거센 비난에 국민의힘은 ‘괴담’이라며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도 말을 했는데 그러자 오히려 같은 당 의원들은 “굉장히 위험하니 드시면 안됩니다”라고 말리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국민의 건강문제를 정치 도마 위에 올려놓고 정치적 시각으로 정치적 대응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정치혐오증’이 생길 정도다.
원전사고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내다버리는, 인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초유의 사태가 한반도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궁금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왜 일본의 이런 후안무치한 반인류행위를 한국이나 다른 나라는 방관할까?
지난 칼럼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오염수에 대한 정보부터 잠깐 들여다본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아직도 처리하지 못한 고열의 방사능 잔해물이 그곳에 남아있는데 이것을 식히기 위해 도쿄전력은 지난 12년간 냉각수를 부어왔다. 여기에 원자로 건물을 타고 내린 빗물과 지하수 등이 섞여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만들어진다. 일본은 그동안 철제 저장탱크에 지어 오염수를 보관해 왔는데 그 용량이 한계에 달했다며 바다로 방출하겠다는 것이다.
팩트는 이 오염수의 안전성 여부다. 일본은 안전하다고 하고 우리는(정부와 국민의힘은 일본 입장임) 절대 안전하지 못하다고 첨예하게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논란이 되는 것이다.
먼저 일본은 정화장치(ALPS)를 이용해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능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하니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이 오염수에는 60여종의 핵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체에 치명적이기도 하고 삼중수소 같은 방사능물질은 완전해체가 불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이 처리한다는 이 오염수가 제대로 정화되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저장탱크에 있는 오염수는 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70% 이상이 방사능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이미 여러 국제기구에서 오래 전부터 내진 수조를 만들어 수십년간 오염수를 장기 보관하라고 권했었다. 하지만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면 300억원이면 될 것을 지하 매설하면 약 2조3천억원이 드니 저렴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 문제에서 가장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국제원자력기구인 IAEA와 일본의 (돈독한) 관계를 언급하는 시각도 있다. 일본은 이 기구에 세번째로 많은 예산을 분담하고 있는 대표적인 원전 강국이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년전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검토하고 자문했을 때 IAEA는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했었다. 다시 말해 앞으로 나올 IAEA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나 미국은 왜 일본의 편을 들까? 일본의 막강한 국제적인 파워가 그 정도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대놓고 대들지 못하는 사연이 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발언한 적도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나라의 원자력 관련시설들도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능 액체 폐기물을 해양에 방출하고 있다. 물론 검증이 안되는 후쿠시마 오염수와는 달리 철저히 통제된 환경에서 정화된 액체를 방류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결사반대의 명분이 크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IAEA나 중국 미국 등이 침묵하는 이유다.
얼마전 한국 시찰단이 후쿠시마 시찰을 벌였지만 ‘예상대로’ 빈손이었고 이달말경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IAEA 최종보고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도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이나 쥐노래미 등 물고기에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고 있어 일본내에서도 반대여론이 많다. 우리 수산물업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왕 방류하기로 했으면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루머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국면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해 대반격에 나서면서 빼앗겼던 마을을 되찾고 곳곳에서 러시아군에 상당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여러 곳에서 타격해 성공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상자가 러시아군보다 10배 더 많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을 들어보면 양군의 전투가 치열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 침공을 당해 영토를 빼앗겼으니 그것을 되찾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데 능력에도 안되는 지나친 반격이 오히려 큰 불상사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타임즈(NYT)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이번에 빼앗겼던 영토를 모두 되찾고 나아가 2014년에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크림반도까지 탈환하는데까지 이르게 되면 러시아가 핵무기를 꺼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이번에 빼앗긴 영토를 100%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 자포리자주의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해 몇 개의 마을을 수복하고 어느 정도 러시아 군사력에 타격을 준다면 상징적으로도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딱 그 정도면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도움을 받아 아예 크림반도까지 넘보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요충지인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빼앗긴다면 러시아는 대규모 병력 동원에 열을 올릴 것이며 핵무기를 꺼내들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지역에서 핵무기 위험과 긴장이 커지는 것은 절대 서방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므로 우크라이나의 완벽한 전쟁승리에 박수를 쳐줄 수가 없는 것이다. (본지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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