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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912년 4월15일
100년전 1912년 4월15일에는 역사적으로 두 가지 일이 있었다.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고 타이타닉(Titanic)호가 침몰한 날이다. 김일성은 한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전쟁에 대해 역사적으로 책임이 있고 남북 분단에도 책임이 있는 남한에서는 매우 부정적 인물이지만 그는 한국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역사는 해석과 관점의 학문이다.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을 사살한 것은 사실이나 이 사실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해석하느냐는 역사의 영역이다. 20세기 초 한국인들의 역사인식으로 안중근의사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다. “조국 독립”이라는 한국인들이 공유한 공동가치를 실현한 것으로 한국인의 실존적 시각에서 볼 때 옳은 것이다.
일본인들의 실존적 시각에서 볼 때 안중근 의사는 비 무장한 개인을 저격한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 이도 저도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는 조국독립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주장할 수 있다. 관찰자의 시각에서 본 것이다.
김일성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다. 실존적 시각이니 관찰자적 시각이니 그런 말장난으로 호도해도 김일성 이야기는 어려운 이야기다. 1964년 “조선공산주의운동사”로 콜롬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서대숙 박사는 박사학위 논문 때문에 빨갱이로 몰려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미국 시민권을 받아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해 북한연구에 관해 세계적 권위자가 되었다.
서대숙 박사는 1969년 고려대에서 아시아문제 연구소를 개소해 서대숙 박사를 스카우트 하려 했다. 그 일을 김준엽 박사가 맡았으나 당시 정보부장 김형욱이 “빨갱이 새끼 서대숙이 들어오면 내 손으로 죽인다”해서 동경까지 왔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사정은 1960년대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진 게 없어 심지어 캐나다에서도 북한 이야기 꺼내면 종북 좌파 소리 듣는 게 현실이다.
역사적 인물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평가도 극과 극일 경우가 많은데 탄생 100주년 되는 김일성은 극과 극의 평가뿐 아니라 심지어 가짜 논란까지 일으킨 인물이다. 가짜 김일성 이야기는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우리 부모세대들은 직접 김일성을 보기도 했고 그의 활동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많이 있다. 내가 어릴 때 어른들께서 이야기 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해방 되고 김일성이 온다기에 가봤더니 새파랗게 젊은 30대 중반 남자가 김일성이라기에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보천보 전투의 영웅이 저렇게 젊을 리가 없다. 뭔가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김일성이 맞기는 맞더라는 것이다.
보천보 전투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 있는 대로 하기로 하고 그 당시를 살았던 세대들도 전설적인 항일투쟁의 영웅 김일성이 새파랗게 젊은 30대 중반이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는 것은 그 후에 가짜 김일성 유포 하는데 좋은 토양이 되었다.
가짜 김일성의 근거가 되는 것은 만주국군 문서다. 일본이 만주에 세운 괴뢰정부 만주국의 군사문서인 만주국군에 1937년 11월 김일성을 잡아 목을 베었다는 기록이 그 것이다. 그러나 그 문서는 “나중에 알고 보니 목을 벤 김일성은 다른 마적단 지도자(독립군 지도자)였다”고 쓰고 있다. “가짜 김일성 유포자”들은 김일성을 죽였다는 기록만 인용하고 잘못 알고 다른 사람을 죽였다는 기록은 쏙 빼고 있다.
해방 후 평양에 나타난 새파랗게 젊은 김일성은 전설적 항일투쟁의 영웅 김일성 장군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라는 것이 책으로 쓰인 것은 1945년 발행된 ‘해방전후의 조선진상’이란 책이다. 이 책은 김종범과 김종운 이라는 사람이 공동으로 쓴 것인데 김종범은 진보단체에 있다 해방 후 한민당 간부로 활동한 사람이고 김종운은 일본 고등계 형사 출신이다. 한민당 간부들 중에는 친일파 지주들이 많았다.
‘김일성위조사’를 쓴 이북(李北)도 친일파로서 친일단체인 ‘아세아민족연구소’를 운영했고 해방 후 반공교육신문사 사장을 지냈다. 가짜 김일성 유포자들은 친일파, 일제 부역자, 극우단체 소속이라는 특징이 있고 유포시기가 한국전쟁 전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짜 김일성은 5.16 쿠데타 이후 다시 떠돌았다. 박정희와 김일성은 둘 다 가난한 농가 출신이고 청년기를 만주에서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한 명은 항일 유격대 대장으로 한 명은 천황폐하의 부하인 일본군 초급장교로서 지낸 것이다.
박정희 전기에는 박정희가 일본군 장교로서 공비들과 110회 전투를 치르며 반공전선에서 활약했다고 하는데 공비나 마적이라는 표현은 일제의 실존적 시각에서 본 것이고 한국인의 실존적 시각에서는 항일 무장 유격대인 것으로 박정희 전기가 맞는다면 박정희는 항일 유격대들과 전투를 벌인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박정희가 반공전선에서 활약했다는 것으로 친일파, 일제부역자들은 공산주의와 싸운 것을 내세움으로 아름답지 못한 친일, 부일 경력을 숨기는 것이다.
김일성의 항일 유격대 활동이 부풀려져 거품이 빠져야겠지만 당시 국경지방에서는 “아들은 낳으면 김일성처럼 되라”고 빌었다 한다. 한편 박정희는 일본 육사 졸업할 때 육사 교장 나구모쥬이치(南雲忠一)로 부터 “조선의 모든 젊은이는 다카키마사오(박정희 일본 이름) 소위를 본 받으라”는 칭찬을 들었다.
두 사람의 만주에서의 행적을 비교할 때 남한으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고 남한 정통성 확보에 걸림돌이 되었는데 그런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가짜 김일성을 들고 나왔다. 2002년 세상을 떠난 전 성균관 대학교 교수 이명영씨는 김일성 연구가로 가짜 김일성론을 제기했는데 국가재건최고회의 공보비서관을 지낼 무렵부터 가짜 김일성 문제를 들고 나왔다. 그 당시 공보실장은 이후락이다.
내 직업이 남의 자료 퍼 나르는 것이지만 제한된 지면에 김일성 진위에 관한 많은 자료를 다 퍼 올 수는 없고 손정도 목사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손정도 목사는 동대문 감리교회, 정동 감리교회 담임목사를 지냈고 삼일 독립만세 후 상해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투신한 독립운동가로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을 지낸 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손정도 목사는 슬하에 2남3녀를 두었는데 큰 아들 손원일은 초대 해군총장, 5대 국방부장관을 지냈고 작은 아들 손원태 박사는 미국에 거주하는 병리학을 전공한 의사로 10대 시절 만주에서 여동생 손인실과 함께 김일성과 형, 동생 하면서 지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일성의 이름은 김성주로 유문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고 손인실씨는 회고록에서 쓰고 있다.
손정도 목사는 김일성 아버지 김형직과 친구로 14세에 아버지를 잃은 김일성을 아들처럼 돌보아 김일성이 만주경찰에 잡혀 투옥 되었을 때 옥바라지를 했다.
그런 인연으로 김일성은 손정도 목사를 아버지처럼 모셨고 60년이란 세월이 지나 만주에서 같이 지낸 손원태 박사를 북한으로 초청해 옛날을 회고했다. 2004년 손원태 박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시신을 평양 애국열사 능에 모셨다. 손원일 제독은 국립묘지에 묻혔으니 형은 남한 국립묘지에 동생은 북한 애국열사 능에 묻힌 것이다.
손정도 목사 일가와 김일성 일가의 얽힌 인연이 김일성의 진위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가짜 김일성 아닌 진짜 김일성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떻게 항일 무장 독립투쟁이 부풀어졌는지, 어떤 권력투쟁을 거쳐 일인자가 되었는지, 김일성 우상화 작업은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 사회주의 혁명을 한다면서 2세, 3세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비판 받을 혈연주의는 아닌지.

기사 등록일: 201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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