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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름 이야기, 더위 이야기
7월은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다. 공식적으로는 6월21일하지가 여름이 시작되는 날로태양 황경이 90도가 되는 날이다. 황경(黃經)이란 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 일년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길로 춘분점을 0도로 기준해약 15도씩 변할 때마다 절기가 있어 24절기로 나눈다.
황경이 90도가 되는 하지가 되면 지구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길어지고황경이180도가 되는 추분이 되면 다시 밤, 낮의 길이가 같아지고 황경이 270도가 되는 동지에는 지구 북반구의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본격적으로 여름에 들어간 7월이 시작되자 에드몬톤 수은주가 30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월요일인 7월9일에는 33.1도를 기록해 1964년의 31.7도를 48년만에 갱신했다. 에드몬톤 여름 평균 기온이 23-24도 인 것을 감안할 때 30도가 넘는 것은 무더위에 해당하는데 이런 무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가 계속되자 시에서 운영하는 5개 풀장은 제철을 만나 더위를 피해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도 붐비고 있다. 특히 밀 크릭 풀장은 야외 풀장으로 인기가 높은데 풀장 담당자 말로는 이번 주 내내 밀려드는 인파로 바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은 휴가의 계절이기도 하다. 일상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재충전해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휴가는생산활동의 일부로 캐나다에서는 각자 형편과 처지에 맞게 휴가를 지낸다.
이제는 세상이 다양해져 사계절 아무 때나 휴가를 떠나지만 그래도 대부분 여름에 휴가를 보내는 것은 더위로 인한 피로감에서 오는 집중력 저하 때문일 것이다. 집중력이 저하되면 능률이 떨어지고 각종 사고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는데 대부분 7월-8월 여름에 휴가를 떠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일 것이다. 유럽의 경우 7월-8월에 휴가 떠나는 현상이 두드러져 특히 파리 같은 도시는 관광객만 남고 도심이 텅 비기도 한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여름 한철 놀기 위해 일년을 일한다는 말이 있다.
유럽은 휴가가 길어 한달- 두 달씩 직장과 집을 떠나는데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아무리 재정위기라 해도 “적게 일하고 많이 쉬려는” 현상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 8시간 일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에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여가 활동이 많아지는 것은 삶의 질 향상과 관계가 있다.
근속기간에 따라 단체협약에 따라 휴가가 천차만별이지만 캐나다도 연간 최소 2주의 휴가가 보장된다. 급여의 4%가 지급되는 휴가비는 급여를 받을 때마다 받을 수도 있고 필요한 때 한꺼번에 받을 수도 있다.
캐나다 이민 와서 한가지 좋은 점은 이웃이나 직장 동료들에 신경 쓰지 않고 남들이 휴가를 어떻게 보내던 상관없이 내 나름대로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름에 휴가를 떠나는 것이 산업사회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고 조선시대에도 여름에 휴가를 떠나거나 산과 들을 찾아 더위를 식혔다.
대표적인 것이 탁족(濯足)이다. 탁족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고 발을 물에 담그고 있는 것인데 삼청동 계곡이 탁족놀이의 주요 무대였다. 선비들은 술과 안주를 하인들에게 가져오게 하고 계곡에 발을 담그고 술을 마시며 시를 지으며 지냈다.
윤임의 탁족놀이에 초대받은 임백령이옥매향을 만나 인연을 맺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지만 탁족놀이는 양반들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즐긴 여름 풍속으로 탁족놀이 외에 아니라 ‘물 맞이’‘목물하기’등 도 있었다.
기록에 보면 조선시대에는 여름에 무더위가 계속 되면 죄수들도 휴가를 보내고 감옥에 냉수를 떠다 놓고 자주 갈아줘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또한 여름에는 목욕과 머리 감는 것을 자주 시켰다. 세종대왕 때 6월25일이 굉장히 더웠던 모양이다.
사헌부와 형조(법무부)에 “한 더위를 당하여서 옥중에서 지내는 괴로움이 보통 때 갑절이나 될 터이니 가벼운 죄를 지은 자들은 보방(保放 휴가)하고 추고(推考)하라.”고 영을 내린다. 현대식 교도소에서도 더위에 징역살이 하는 것이 괴로워곱징역이라고 하는데 죄수들의 어려움을 헤아려 휴가를 보내는 것에서 조선시대 군주들의 애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죄수들에게 얼음도 나누어 주었다. 조선시대에는 냉장고도 없었고 얼음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도없어 겨울에 언 강의 얼음을 잘라 보관했다 여름에 썼다.
한강 가까이 있는 용산 동빙고동 서빙고동이 조선시대 얼음 보관하던 곳이고 전국적으로 얼음 보관하는 곳이 여러 곳 있었다. 그러나 얼음 저장과 관리가 어려워 얼음은 왕실과 고위관리들 쓰기에도 부족해 일반 백성들은 얼음을 감히 생각도 못하던 시절인데 더위에 고생이 심하다고 죄수들에게 얼음을 나누어 주었다.
기록에 보면 여름에 더위가 심하면 죄수들에게 얼음도 나누어 주고 육화탕이라는 약도 주었다. 육화탕은 더위로 심장과 비장이 상해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하고 곽란으로 근육이 뒤틀리는 증세에 쓰이는 더위를 다스리는 구급약 약이다.
성종 때 기록인데 5월29일이 매우 더웠던 날인 것 같다. 왕은 무더위에 죄수들이 고생이 심할 것이므로 내관을 시켜 의금부와 전옥서에육화탕과 빙정(氷晶 얼음)을 조사했는데 의금부에는 빙정과 육화탕이 없었고 전옥서에는 얼음이 없었다.
“이런 혹독한 더위에 옥중에 갇혀 있으면 병이 날 텐데 죄는 죄대로 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병으로 죽는다면 그게 될 말인가?” 왕은 죄수들에게 얼음과 육화탕을 공급하게 하고 사헌부에 일러 물자 공급을 맡은 호조 관리를직무태만으로조사 하게 했다.
탁족놀이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은 여름이 되면 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를 찾았다. 산업화 시대의 휴가는 조선시대와 개념이 다르겠지만 더위가 시작되는 7월을 맞이해 독자 여러분들도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더위를 피해 가족들, 친구들과 휴가를 즐기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 생활에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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