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질병' 선포한 앨버타, 올 하반기 '반값 약'에 시장 들썩 - 저렴한 제네릭 연내 출시 '대중화 가속'
한국 마운자로 처방 1년 새 11배 폭증, "정상인의 당뇨약 복용은 보건 위협" 경고
사진 출처 : CBC뉴스
(이정화 기자) 체중 관리의 패러다임이 식단과 운동에서 의료 개입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먹고 싶은 욕구를 약물로 조절하는 '기술적 다이어트'가 한국과 캐나다 양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 내 마운자로 처방은 최근 1년 새 1128% 폭증했다. 서울 종로 일대 의원들은 정상 체중자에게도 주사 펜을 주는 '다이어트 성지'로 변모하고 있다. 약물을 통한 체중 조절이 사회적 관성으로 자리 잡는 현상은 앨버타에서도 포착된다.
■ "비만은 질병" 앨버타 선포, 제네릭 출시로 문턱 낮아지나
앨버타는 지난해 캐나다 주 정부 최초로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공식 선포했다. 이를 두고 비만을 개인의 게으름 탓으로 돌리던 사회적 낙인을 없앤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이 선언은 약물 치료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력이 됐다.
가격 장벽도 허물어질 조짐이다. 현재 앨버타에서 비만·당뇨 치료 주사제인 오젬픽 한 달 처방 비용은 약 300~400달러 선이다. 하지만 올해 1월 오젬픽 특허가 만료되면서 아포텍스와 테바 등 5개 제약사가 복제약(제네릭) 생산 허가를 신청했다. 현지 의료 매체들은 보건당국 심사가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부터 저렴한 오젬픽 제네릭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반응은 이미 뜨겁다. 현재 캐나다 내 약물 사용자 58%가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약을 맞고 있다. 또 캐나다 성인 68%가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제네릭 출시는 앨버타의 약물 다이어트 접근성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토론토 체중 관리 클리닉의 데이비드 맥클린 박사는 "비만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효과적인 약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 미용 목적 오남용 확산 "치료제 아닌 보조제 인식 우려"
문제는 미용 목적의 오남용이다. 토론토 가정의학과 전문의 아이리스 고르핀켈 박사는 "제네릭 출시로 환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처방 기준에 미달하는 비승인 대상자의 약물 오남용도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상 체중인 2030 세대가 BMI 수치를 속여 처방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상인이 살을 뺄 목적으로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은 당뇨병 약을 임의 투약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경고다.
더욱이 약물 없이는 체중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불안감이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식이 장애나 약물 의존 등 또 다른 사회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가 전문 의약품임을 명심하고 반드시 식단·운동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약물 다이어트의 대중화는 한국과 캐나다 사회에 치료 기회 확대와 오남용 우려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의료적 필요성과 미용적 수요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할 사회적 비용에 대해 보건 당국과 의료계의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