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방 역대급 증가…이민 문턱 낮추겠다던 캐나다, ‘퇴출’에 7800만 달러 썼다 - 난민 신청자 다수, ‘속도전’ 비판도
이민 감축 기조 속 2024~25년 1만8천명 추방
연방 정부가 이민 목표를 강화하고 신규 유학생 허가를 제한하는 가운데 강제추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이민 규모를 대폭 줄이는 정책 기조 속에서 강제추방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추방 인원과 집행 비용 모두 스티븐 하퍼 보수당 정부 시절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캐나다 국경서비스청(CBSA)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4~25 회계연도에 1만8048명을 강제추방하는 데 78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2019년과 비교해 추방 인원은 약 55%, 비용은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추방 인원이 1만9천 명을 넘었던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추방 대상자의 대부분은 난민 신청이 기각된 망명 신청자들이다. 전체 추방의 약 93%는 체류 조건 위반에 따른 것이었고, 범죄나 조직범죄와 관련된 경우는 7%에 불과했다. CBSA는 “최근 몇 년간 방문객, 노동자, 유학생 등 임시 체류 외국인이 급증했고 난민 신청도 늘면서 집행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균적으로 동반 경호 없이 진행되는 추방에 3700달러, 의료·안전 문제 등으로 경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약 1만2500달러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국경관리 강화 계획에 따라 304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해 2025~27년 회계연도에 최대 2만 명까지 추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며, 이미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이민 분야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온다. 캐나다 난민변호사협회 회장 에이슬링 본디는 “주거난과 생계비 위기 속에서 정부가 막대한 자원을 사람들을 내쫓는 데 쓰고 있다는 점은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추방 통보 후 일주일도 채 안 되는 기간만 주어져, 집행 정지나 구제 절차를 밟기 어려웠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학생 허가 제한, 이민 목표 축소 등 급격한 정책 전환이 향후 추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맥마스터대 캐서린 코널리 교수는 “임시 체류로 입국해 영주권 전환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대거 길을 잃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현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트뤼도 정부가 2021년 약속했던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정규화) 프로그램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돌봄·농업 등 필수 노동 분야에서 일하는 수십만 명의 미등록 이주민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은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민부는 “미래 정책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이미 캐나다에 있고 경제에 기여하는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민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향 전환 속에서, ‘관리’와 ‘인권’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