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기침체 논란…카니 “이민 축소 영향”, 전문가 “1인당 경제는 오히려 개선”
고이민 정책이 GDP 떠받쳤지만 체감경기는 이미 침체 수준
마크 카니 총리가 6월 3일 오타와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질의응답 시간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최근 캐나다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배경으로 이민자 유입 감소를 지목했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캐나다가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 상태에 들어섰더라도 개인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니 총리는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관련해 “인구 증가율이 낮아지면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대규모 이민 축소가 국내총생산(GDP)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앞서 캐나다 경제는 2025년 4분기와 2026년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침체 기준에 들어섰다.
∎ “대규모 이민이 경제 문제 가렸다” 지적
보수당의 미셸 렘펠 가너 이민 담당 평론가는 “저숙련 임시 외국인 노동자의 대규모 유입이 캐나다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가리고 오히려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캐나다 인구는 이민 확대 정책에 힘입어 2022년 2.4%, 2023년 3.1%, 2024년 2.21% 증가하며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평균 인구 증가율이 약 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민 규모 축소에 나서면서 올해 영주권자 목표를 38만 명으로 낮췄고, 임시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규모도 크게 줄이고 있다.
∎ “총 GDP는 성장했지만 국민 생활은 침체”
RBC의 네이선 잰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이민이 전체 경제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냈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2024년 총 GDP는 증가했지만 1인당 GDP는 감소했고 실업률도 상승했다”며 “당시 개인이 체감한 경제 여건은 사실상 경기침체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현재는 전체 GDP 성장률은 약하지만 1인당 경제지표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민 축소 후 노동력 부족 우려
전문가들은 향후 캐나다가 저성장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RBC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에서는 매달 약 2만5,500명이 은퇴하고 있으며 이는 10년 전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저출산과 이민 축소가 겹치면서 노동 가능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잰즌은 “앞으로는 경제가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GDP 성장률과 고용 증가율이 과거보다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일상화될 수 있다”며 “다만 노동시장 공급이 줄어들면서 청년 실업률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캐나다의 청년 실업률은 14.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