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스피커와 음향기기 전문회사인 보스(Bose)사의 컴퓨터 스피커를 한 세트 장만했다. 모델명은 Bose Companion 5(이하 C5)로 좌우 스피커와 서브우퍼(어쿠스틱매스) 그리고 컨트롤러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양새나 구성은 일반 컴퓨터 스피커와 별반 차이는 없다.
그러나 음향기기 전문 생산회사인 보스사의 명성에 걸맞게 음질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오랜 기간 사고 싶었으나 비싼 가격 때문에 군침만 흘렸던 제품으로, 기대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C5는 나의 그런 큰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음악을 들을 때면 공연 현장에 서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웅장하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평소 즐겨 듣던 음악도 이곳을 통하니 더 멋있게 느껴지는 것은 물론이요, 별로 좋아하지 않던 음악들조차도 이 스피커를 통하면 새삼 좋게 느껴질 정도이다.
또한 그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로 인해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때도 그 감동의 맛은 더욱 컸다.
같은 노래를 틀어놓고 동일한 조건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Logitech Z3제품과 C5를 직접 비교 감상해 보았다. 샘플 노래는 신나는 J. Geils Band의 "Come back" Z3는 일단 음량도 작고 소리가 매우 답답하고 선명함도 없었다. 스피커와 나 사이에 커튼이 3겹 정도 두텁게 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러다 보니 생동감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필자는 보통 컴퓨터로 음악도 듣고 영화나 드라마 감상도 많이 하다 보니 스피커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다. 또한 음악광이다 보니 스피커의 성능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편이다.
그런데 그 동안 사용하던 Logitech Z3은 220불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음질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바로 직전 사용했던 Altec Lansing VS41212 (시중가 100불, 고장 나서 Z3로 교체함) 보다도 음질은 못했다. 그래서 그 동안 Future Shop을 가면 항상 컴퓨터 스피커 코너에 가서 보스 사 제품들을 만지작 거리며 내장된 샘플음악을 들어보는 것이 정해진 코스였다. 그러나 500불이라는 가격표 때문에 선뜻 사지 못하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몇 일전 퓨쳐샵 웹사이트에서 Refurbished(재포장, Factory Renewed)제품으로 279불에 나온 것을 발견……너무나도 기쁜 마음으로 즉시 주문 하였다. 구입한 다음날 웹사이트를 확인 해 보니 같은 상품이 379불로 곧바로 수정되어 있었다. 물론 정상제품은 지금도 500불로 판매되고 있고 한국에서는 본 제품이 70만원에 팔리고 있을 정도로 꽤나 고급제품이다. 주문한 제품을 받아보니 말만 Refurbished였을 뿐 포장도 뜯지 않은 완전 새것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필자는 80년대 중반 학창시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약 50만원 이상으로 기억) 주고 보스 301시리즈 스피커를 구입했었다. 이후 잘 사용하다가 11년 전 이민 올 때 팔고 왔다. 이민 가서 당분간은 여유 있게 음악 감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나서 11년 만에 다시 재회가 이루어진 셈인데, 역시 <보스>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