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언덕에 앉아 _ 운계 박 충선 (시인, 캘거리)
오가는 길은 많건만
오라고 손짓 하는 이 없고
가야할 곳도 없으니
떠가는 구름 불어 오는
바람만이
벗이 되누나
새싹을 티울 힘도 없고
꽃을 피울 희망도 없이
가까이 다가 서는 관
그 안에 누울 생각
가득하니
우울함과 외로움만
가득 찬다
살아 오면서 쥐고 살았던
고집 자만 방탕 탐욕 갈등
모두 찾을수 없는
어둠에 묻어 버리고
곁에 있는 이 안아 주고
업어 주며 사랑를 펼치면
노년의 멋이 되려니
하늘이 내게 주신
삶의 길이가 얼마나
길게 남았을지 모르니
두발로 걷고 숨쉬는
지금에 감사 드리며
걸어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