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_ 김숙경(시인, 에드먼톤)
세월의 흔적들이
얇은 커튼 속으로 스며들어
나를 가리고
어느 날은
등불로 서고
그림자로 따라와
걸음을 지킨다
때로는
가시가 되어
깊이 찌른다
어제는
오늘을 만들고
오늘은
내일의 얼굴을 묻는다
버리지 못한 삶
쳇 바퀴처럼 돌며
가슴 속에
쌓이고 또 쌓이는 것들
이 모두는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나의 모습
지난 흔적의 받침돌을 밟고
나는 새로워지려나
또 하나의 흔적을
부끄럽지 않게 남기기 위해
이제
그 흔적 속에서
내가 다시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