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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정말 없나요"…75년 청정 앨버타 흔드는 해충 습격 -연간 쥐 유입 31마리로 철저 차단

아파트·콘도 중심 바퀴벌레·빈대 늘어, 침입 봉쇄·환경 차단·전문 방제 필요성

세계 설치류 분포 현황 (그림 출처 : ChatGPT) 
(이정화 기자) '쥐 없는 도시' 캘거리의 올여름 고민은 설치류가 아닌 바퀴벌레와 빈대다.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생활 해충 신고가 이어지면 철저한 방역으로 유명한 도시에서도 주거 위생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쥐는 정말 없을까?" 75년 이어진 청정 신화

앨버타는 약 75년째 쥐가 없는 'Rat-free'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북미 유일의 지역이다. 지난해 당국이 공식 확인한 쥐 개체 수는 31마리에 불과하다. 1950년대부터 가동된 강력한 쥐 박멸 프로그램과 의심 개체 발견 시 즉시 출동하는 ‘쥐 순찰대(Rat Patrol)’ 시스템이 수십 년간 빈틈없이 작동해 온 결과다.

현장에서도 통제력은 유지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간헐적인 쥐 목격 의심 글이 올라오지만, 실제 박멸 대상인 유해 쥐(노르웨이 쥐 등)가 아닌 머스크랫(사향쥐)이나 들쥐 등 지역 토착 설치류로 밝혀지는 '오인 신고' 해프닝이 대다수라는 설명이다. 당국은 "오인 신고라도 좋으니 의심 개체가 있다면 즉시 제보하는 것만이 청정 지위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라며 시민들의 적극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공식적인 관리 체계 뒤편에서 실질적인 위생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캘거리 모 한인마트에서 근무했던 A씨는 "당시 매장 내 쥐 사체와 흔적을 치우는 일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이었고 실제로 이 문제로 위생 기관의 불시 검사까지 들어와 대응에 애를 먹었다"면서 "토착 설치류라 할지라도 실생활 공간에 미치는 유해성 문제를 마냥 간과할 수는 없다"고 현장의 우려를 전했다.

■ 공용 환기망 타고 연쇄 확산, 통합 방역 필요성

외곽 방역 성과와 달리 도심 내부 주거 공간의 해충 민원은 날로 늘고 있다. 현지 보도 및 업계 리포트에 따르면 앨버타 보건부(AHS)에 접수된 아파트 내 바퀴벌레 민원은 최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와 콘도 등 주거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분위가다.

앞서 수백 세대 규모의 대단지 '브리지랜드 플레이스(Bridgeland Place)'가 해충 방치 문제로 보건 당국의 행정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시니어 주거 단지인 '에드워즈 플레이스(Edward's Place)' 주민들이 빈대 발생 및 관리 부실을 이유로 건물주 대상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이 표면화됐다.

앨버타 방제 업체 Major pest control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드물었던 아파트 바퀴벌레 퇴치 요청이 이제는 매일 수십 건씩 접수된다"고 말했다. 주원인인 '독일 바퀴벌레'는 강한 번식력으로 아파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특성이 있다. 캘거리의 도시 밀집화와 겨울철 기온 상승에 따른 해충 생존율 증가, 건설 붐에 따른 서식지 이동 및 노후 건물의 균열 등이 해충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상 공간에서의 해충 확산을 막기 위한 ‘3대 해충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해충의 건물 내부 유입을 물리적으로 막는 ‘침입로 봉쇄’다. 벽면의 미세한 균열이나 배관 주위의 유격을 철저히 밀봉해 이동 통로 자체를 없애는 작업이다.

이어 음식물 쓰레기를 상시 밀봉하고 실내 습기를 제거해 해충의 먹이와 수분 공급원을 끊는 ‘생존 환경 차단’이 가구별로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해충 침투가 확인됐다면 가정용 약제에 의존하기보다 전문가를 투입해 건물 전체를 동시 소독하는 ‘전문 방제’를 진행해야 한다. 환기구와 배관망이 촘촘히 얽힌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특성상 개별 세대만 소독할 경우 해충이 인접 가구로 대피했다가 다시 뿜어져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다.

앨버타는 오랜 기간 철저한 방역으로 '쥐 없는 지역'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켜왔다. 이제 여름철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 해충 문제 역시 개인의 위생 관리와 공동주택 차원의 체계적인 방역이 함께 이뤄질 때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 등록일: 20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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