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의 미국 여행 급감… 실제 감소폭 42% “생각보다 훨씬 심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의 듄스 골프 & 비치 클럽에서 열린 2026 원플라이트 머틀비치 클래식 최종 라운드 동안 팬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Getty Images)
(안영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 등에 대한 반감으로 확산된 캐나다인들의 미국 여행 보이콧이 예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식 통계상으로는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이 약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토론토대학교 도시연구소(School of Cities)가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 감소폭은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불렀던 2025년 4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캐나다 휴대전화의 미국 주요 도시 이동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 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캐나다 방문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휴양지·비즈니스 도시 모두 직격탄
특히 겨울철 캐나다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는 캐나다 방문객이 전년 대비 65%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의 파나마시티, 올랜도, 케이프코럴, 마이애미, 네이플스 등도 모두 50%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감소세는 관광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미시간주의 앤아버와 그랜드래피즈 등 비즈니스 중심 도시 방문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이 분석한 미국 267개 대도시권 가운데 캐나다 방문객이 증가한 곳은 클리블랜드, 오리건주 포틀랜드, 플로리다주 게인즈빌 단 3곳뿐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카렌 채플 토론토대학교 교수는 “단순한 관광 감소가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시간주 플린트 등 온타리오 자동차 산업과 연결된 지역의 감소세를 언급하며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도시일수록 캐나다 여행객 감소도 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캐나다 기업들이 미국 대신 유럽이나 중국 등 다른 시장과 거래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채플 교수는 “일부 기업들은 ‘텍사스 대신 네덜란드나 중국과 거래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경제·국경 상권도 타격
미국여행협회는 지난해 캐나다 관광객이 10%만 감소해도 미국 경제 손실이 약 21억 달러(미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대로라면 캐나다인들의 미국 여행 감소로 인한 경제 손실은 이미 약 84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카니 총리도 최근 진보정치 콘퍼런스에서 “캐나다인들이 캐나다산 제품을 구매하고 국내 여행을 선택하며 미국에 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경 면세점 업계 역시 심각한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
국경면세점협회의 바버라 배럿 대표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황은 매우 암울하다”며 “일부 업소는 문을 닫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외곽 지역 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0% 가까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역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캐나다는 오랫동안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최대 해외 관광객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멕시코 관광객 수가 캐나다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캐나다인은 119만6,300명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한 반면, 멕시코 관광객은 오히려 증가했다.
해리 리드 국제공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웨스트젯의 라스베이거스 노선 승객은 전년 대비 22% 감소했고, 에어캐나다도 20% 줄었다. 포터항공과 플레어항공은 각각 50%, 68% 급감했다.
이에 라스베이거스 일부 카지노들은 캐나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환율 우대 프로모션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