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경찰, 바디캠에 실시간 번역 기능 도입 - 캐나다 최초 적용, AI 활용에 따른 우려도 제기
사진 출처: CBC
(이남경 기자) 캘거리 경찰청이 6월 1일부터 모든 바디캠에 실시간 번역 기능을 도입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는 캐나다 경찰기관 가운데 최초 사례다. 케이티 맥렐런 경찰청장은 이 기능이 60개 이상의 언어를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모든 캘거리 경찰관의 바디캠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맥렐런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라며, “경찰관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시민과 대화할 때 바디캠에서 필요한 언어를 선택하면 실시간으로 통역이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캘거리 경찰위원회 의장 암툴 시디키는 이 기능이 경찰과 시민 간 의사소통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녀는 “우리가 봉사하는 도시를 더 포용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노력은 훌륭한 일이다.”라며, “이 기능은 지역사회 구성원뿐 아니라 경찰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양방향 의사소통과 증거 확보가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민자 교육 협회의 대표인 샐리 자오는 이 기술이 다양한 문화권 주민들과 경찰 간 상호작용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특히 신규 이민자들에게 더 명확하고 안전하며 포용적인 경찰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라며, “사람들이 서로를 더 존중하고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은 환영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자오는 많은 신규 이민자들이 언어 장벽 때문에 경찰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기술이 고객들이 경찰과 더 편안하게 대화하도록 도와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이 인간의 판단을 대체해서는 안 되며, 번역 정확성을 검증할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오해나 잘못된 의사소통이 또 다른 문제를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인간의 판단력과 문화적 이해 능력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마운트로열 대학교 정보디자인 학과 교수인 로렌 드와이어는 다문화 도시인 캘거리에서 이런 기술이 갖는 잠재적 장점은 이해하지만, 경찰 업무에 활용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모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결국 어떤 AI 모델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그 모델이 어떤 데이터로 학습됐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드와이어의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과 AI 시스템 설계가 의사소통 방식과 공공 신뢰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녀는 AI 분야에서 편향이 전혀 없는 데이터 셋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알 수 없다면, 내가 말한 내용을 정확하게 번역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과 시민 간의 중요한 상호작용에 AI를 적용하기 전에 다른 환경에서 충분히 검증되고 신뢰성이 입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와이어는 바디캠 영상과 음성이 AI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이 자신의 얼굴이나 음성이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되는 데 동의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녀는 “결국 경찰이 공급업체와 어떤 계약 조건을 맺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설령 경찰이 동의했더라도 시민들은 동의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은 시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업 비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바디캠 공급업체인 Axon 과 체결한 5년 계약에 따라 수십만 달러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 데일리 부청장은 경찰 역시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이처럼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사용할 때는 적절한 관리 체계와 인간의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청은 새로운 기술 도입 시 공공 신뢰와 투명성을 확보하고 편향 없는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관련 절차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