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에너지 초강국' 프로젝트 시동…오일샌드 2배 증산·서부 해안 송유관 동시 추진
임페리얼오일 "생산량 두 배 확대 가능"…정부·업계, 수백억 달러 규모 투자 청사진 구체화
임페리얼 오일은 향후 오일샌드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펨비나는 서부 해안 신규 송유관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출처=Calgary Herald)
(안영민 기자) 캐나다가 '에너지 초강국(Energy Superpower)' 도약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오일샌드 생산을 대폭 늘리고, 이를 아시아 시장으로 실어 나를 초대형 서부 해안 송유관 건설 계획이 동시에 구체화되면서 향후 수년간 500억~7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오일샌드 생산이 언제 정점을 찍을 것인가"가 업계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얼마나 더 생산을 늘릴 수 있느냐"가 핵심 화두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신호탄은 캐나다 대표 에너지 기업들이 같은 날 잇따라 내놓은 발표에서 확인됐다.
임페리얼오일은 31일 실적 발표에서 장기적으로 오일샌드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까지 확대할 잠재력이 있다고 공식 선언했다.
존 웰런 최고경영자(CEO)는 "연방정부와 앨버타주가 추진 중인 새로운 투자 프레임워크가 마련되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지만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북부 앨버타의 애스펀(Aspen), 클라크크릭(Clarke Creek), 코너(Corner) 등 3개 신규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통해 각각 하루 최대 15만 배럴씩 생산 능력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엔브리지도 서부 캐나다 원유 수송 확대 전략을 재조정했다.
회사는 메인라인(Mainline) 파이프라인 확장 2단계 사업의 추진 속도는 늦추기로 했지만, 이는 사업 철회가 아니라 생산 증가 시기에 맞춰 투자 시점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 내 플래너건 사우스와 서던 액세스 구간의 증설은 예정대로 진행해 하루 최대 15만 배럴의 추가 수송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부 해안 신규 송유관 사업에 참여하는 유일한 민간기업인 펨비나 파이프라인도 사업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스콧 버로스 CEO는 "시장 접근성이 확대되면 캐나다산 원유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며 "규제 승인과 충분한 물량 확보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에는 연방정부와 앨버타주가 지난 7월 공동 발표한 1,250km 길이의 서부 해안 송유관 프로젝트가 있다.
이 사업은 에드먼튼 북동부 브루더하임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델타 인근 심해항까지 원유를 수송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352억~43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송유관이 완공되면 캐나다는 미국 시장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원유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일샌드 증산과 탄소포집저장(CCS) 시설 구축을 연계하는 투자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연방정부와 앨버타주는 최근 오일샌드 주요 생산업체들로 구성된 패스웨이즈 얼라이언스(Pathways Allianc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세제 지원과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업들은 생산량을 늘려 신규 송유관을 채우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신규 오일샌드 개발에 대한 로열티 인하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종 협약은 오는 11월 체결될 전망이다.
S&P 글로벌의 케빈 번 캐나다 원유시장 수석 애널리스트는 "1년 전만 해도 업계는 오일샌드 생산 감소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캐나다 에너지 산업의 미래 그림이 서서히 완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는 정부의 세부 지원책이 확정돼야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생산 확대가 확정돼야 신규 송유관 장기 이용 계약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송유관 건설을 넘어 캐나다 에너지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를 아시아까지 확대하고, 오일샌드 증산과 탄소저감 기술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번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