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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안고 왔지만 점점 추락했다"…캐나다 임시 외국인 노동자의 씁쓸한 현실

연구 "체류 신분 불안 길어질수록 저임금·불안정 노동 전락"…전문직도 청소·현금 일자리로 밀려

(사진출처=Bloomberg)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임시 외국인 노동자(Temporary Foreign Worker)들이 체류 신분이 불안정해질수록 전문성을 잃고 저임금 노동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현재의 제도가 노동력은 활용하면서도 영주권 취득 기회는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 숙련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애서배스카대학교(Athabasca University) 인적자원·노사관계학과 제이슨 포스터 교수가 주도했으며, 학술지 Labour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진은 캐나다에 임시 신분으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 148명과 이민 지원단체 관계자 등 6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조사 대상의 약 65%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TFWP)을 통해 입국했으며, 모두 체류 중 신분을 변경하거나 상실한 경험이 있었다.

포스터 교수는 "신분 없이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며 "숙련은 사라지고 노동환경도 점점 열악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상당수의 임시 노동자들은 취업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캐나다에 남기 위해 학생비자 등 다른 체류 신분으로 전환을 시도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신분 불안까지 겹치면서 생활은 더욱 불안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신분을 잃은 노동자들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명확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전문직도 패스트푸드·가사노동으로…"인재 낭비"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른바 '디스킬링(Deskilling)', 즉 전문기술과 경력이 무력화되는 현상이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상당수는 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전문직 종사자였지만 캐나다 입국 후에는 전혀 다른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포스터 교수는 한 사례를 소개하며 "본국에서는 회계사였던 사람이 캐나다에서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현금으로 임금을 받는 베이비시터와 청소 일을 하게 됐다"며 "국가적으로도 귀중한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민 컨설팅업체 익스프레스 레인 이민의 소렐 소나라 대표도 많은 임시 노동자들이 매년 취업허가 연장 여부를 걱정하며 불안 속에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은 결국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캐나다에 온다"며 "생계를 위해 최저임금 이하의 현금 일자리라도 찾으려 하지만, 현재는 캐나다 시민들조차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자 권익단체 미그란테 앨버타의 마르코 루치아노 대표는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좌절감과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숙련 노동자들이 보다 쉽게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면 의료인을 비롯한 다양한 전문 인력이 자격 인증을 거쳐 캐나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일부 노동자들은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과 열악한 근무환경, 고용주의 부당한 처우 등을 경험했다고도 증언했다.

포스터 교수는 "우리는 이주 노동자들을 지역사회 주변부로 밀어내고 있다"며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주 노동자를 필요할 때만 쓰고 버리는 소모품처럼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영주권 취득 경로 확대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방 이민부는 취업허가가 만료되기 전이나 만료 후 90일 이내에 체류 연장을 신청할 수 있으며, 올해 6월부터 8월까지는 체류 신분 만료를 사전에 알려주는 시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방정부의 2026~2028년 이민계획은 이미 캐나다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숙련 인력을 영주권으로 전환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제도'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기사 등록일: 20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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