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두 사건, 한인 많은 NE ‘치안 공백’ 드러나 - 14일 오전 뺑소니, 오후 BB총 사건 발생
경찰 “용의자 추적 및 인근 순찰 확대”, 팔콘릿지 일대 자율방범 필요성 부각
지난 14일 캘거리 NE에서 보행자가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료=The Canadian Press)
(이정화 수습기자) 하루 새 두 사건이 캘거리 NE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오전엔 보행자가 차량에 치이는 뺑소니가, 오후엔 학생이 BB총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한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다.
■ 대낮에 보행자 뺑소니·학생 BB총격
경찰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0시 30분경 캘거리 북동부 52번가 NE와 26애비뉴 NE 교차로 인근에서 보행자가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가해 차량은 멈추지 않고 도주했다. 피해 보행자는 경미한 부상으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경찰은 뺑소니 사건으로 규정하고 해당 차량과 운전자를 추적하고 있다. 목격자 제보를 당부하며 용의 차량 수배에 나섰다.
같은 날 오후 12시 40분쯤에는 팰콘릿지(Falconridge) 지역 Falshire 드라이브 NE 주택가에서 BB탄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인근 학교의 학생을 확인했다. 또 청소년 용의자 2명을 곧바로 체포했다.
사건 장소는 테리 폭스 중학교와 그랜트 맥이원 초등학교가 가까운 거주 지역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사건 소식에 지역 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불과 나흘 전인 10일 밤에도 NE 코럴 스프링스(Coral Springs) 지역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30대 남성 2명이 총에 맞고 그 중 1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중태였지만 이후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캘거리 전역 폭력 범죄 증가세, 치안 불안 고조
잇따른 사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캘거리 NE는 이전부터 범죄 발생이 잦은 지역으로 꼽혀 왔다.
일부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캘거리 경찰청(CPS)의 지역별 범죄 대시보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팔콘릿지의 월간 범죄 발생 건수는 20건으로 전월(6건)보다 3배 넘게 급증했다. 전년 동월(16건)과 비교하면 4건 늘었다.
치안 문제는 북동부를 넘어 캘거리 전역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CPS는 작년 1분기 동안 캘거리 전체의 폭력 범죄 건수가 최근 5년 평균보다 3%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2분기에는 18% 뛰었다.
■ 이웃 감시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 차원 대응 필요성도
NE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연이은 사건 발생에 긴장을 표하고 있다.
팰콘릿지에 사는 A씨는 "기사 보고 알았는데 사고 장소가 너무 가까워서 무서웠다"며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견을 남겼다. 그는 “하필 학교 근처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 아이들 통학시킬 때 더 불안해진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NE 주민 B씨는 “낮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 학교랑 경찰이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일부에선 잇단 범죄 소식이 한인 사회의 거주지 선택과 이동에도 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차원의 방범 활동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법무부 산하 커뮤니티 지향 경찰서비스국(COPS)이 발간한 '범죄 예방 연구 리뷰 3호'에 따르면 18개의 이웃 감시 프로그램 평가 중 15개에서 범죄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평균적으로 범죄율이 약 16%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방범 활동은 단순 범죄 예방을 넘어 주민 간 유대 강화와 공동체 의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NE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웃 감시 프로그램 등 자율 방범 활동을 도입한다면 지역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최근 캘거리 NE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뺑소니 사건과 관련해 시민 제보를 토대로 용의 차량을 추적 중이다. BB총 사건이 발생한 학교 주변에도 감시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단기적 대응만으로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보다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