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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인생 출발선도 못 선다 - 캐나다 청년 실업, 수십 년 만의 최악…“이제는 국가적 위기”

캐나다의 Z세대가 수십 년만에 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했다. (사진출처=BNN Bloomberg) 
(안영민 기자) 캐나다 청년들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고용난에 직면하면서 사회 진입조차 어려워진 상황이 ‘국가적 위기’로 떠오르고 있다.

팬데믹을 제외하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청년 실업률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긴급 고용 확대 정책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일부 청년들은 수백 건의 지원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비전공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청년 탈진’ 현상이 노동시장 전체의 붕괴 조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4세 재학생 중 20%가 실업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2022년 이후 매년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전체 실업률도 7%로 상승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해 연방정부는 기존 7만 개 규모의 ‘캐나다 썸머잡스 프로그램’에 6,000개의 일자리를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500만 달러를 내각 내부 재원을 재조정해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간 고용 수요는 이미 예전 같지 않다. 고용개발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썸머잡스 지원 신청 수는 전년 대비 2,000건 줄었고, 제안된 일자리 수도 약 9,000개 감소했다.

고용 플랫폼 Indeed의 브렌던 버나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름 고용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전체 노동시장 불균형의 한 단면”이라며 “청년 고용 문제는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청년 구직자들의 현실은 절망적이다. 캘거리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공 졸업생 사라 정(23)은 C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공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이라며, “경제와 사회, 정치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크대학교 전기공학 전공자 티비안 바르나쿠마란(25)은 400~500건의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단 한 곳도 성과가 없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온타리오에 거주하는 벤 구치(24)는 기계공학 학위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생계를 위해 정원 청소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정원에서 청소했다”며 “지금은 전공을 살리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용 불안은 향후 세대 전체에 장기적인 ‘흉터’를 남길 수 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저임금 일자리로 밀려날 경우, 향후 소득과 직업 만족도, 심지어 건강 수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임금 흉터(wage scarring)’라 부르며, 과거 1980년대와 90년대 경기침체 시기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 마일스 코락은 “졸업 시기에 불황을 겪은 청년은 예기치 않은 저임금·저숙련 직종에 진입하게 되고, 이후 수년간 그 궤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구조적인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의 노동시장 정체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고령층의 이직률이 낮아지면서 청년들에게 돌아가는 진입 기회가 줄어들고, 자동화 확산으로 단순·초급 업무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리샤 윌리엄스 퓨처스킬센터 연구 책임자는 “청년층은 국가의 가장 큰 자산이며, 이들이 노동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등록일: 202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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