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외교갈등 접고…캐나다-인도, 전격 화해 국면 돌입 - 카니-모디, 새 통상협정 협상 개시… 양국 관계 급반전
마크 카니 총리(왼쪽)가 일요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와 인도가 오랜 외교 갈등을 뒤로하고 관계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일요일인 23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공식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이 새로운 무역 협정을 개시한 것은 오랫동안 경색되었던 양국의 외교 관계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카니 총리는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새로운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캐나다-인도 교역을 두 배 수준인 700억 달러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 외교부도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협상 개시 사실을 확인하며, 모디 총리가 카니 총리에게 2026년 초 인도 방문을 초청했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양국 간 외교 긴장은 2023년 시크교 활동가 하르딥 싱 니자르 피살 사건 이후 급격히 고조됐고, 캐나다 정부가 인도 정부 요원의 개입 의혹을 공개하면서 무역협상도 전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G7·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반복적으로 대면하며 관계 복원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디네시 파트나이크 주캐나다 인도 고등판무관은 “G7 회의 이후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진전을 확인했다”며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무역 확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이 인도 석유·가스 장관과 면담한 점을 들어 “양국이 다시 협력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카니 정부가 인도와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데 대해 일부 반발도 존재한다. 캐나다 안보정보국(CSIS)은 최근에도 인도발 위협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높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크교 단체 ‘Sikhs for Justice’도 카니 정부의 ‘성급한 해빙’에 우려를 표했다. 이 단체는 ‘칼리스탄(Khalistan)’이라고 부르는 시크교 펀자브 독립을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요일 오타와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인도 정부는 이같은 움직임을 인도 주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Sikhs for Justice 캐나다 지부의 신임 대표인 인데르지트 싱 고살은 "(인도 정부의) 갈취가 멈추지 않았고, 총격 사건도 멈추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양국은 경제·안보 영역에서 실용적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모디 총리는 “G7 회의 이후 양국 관계가 눈에 띄게 진전됐다”고 언급했고, 카니 총리 역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이며 신뢰할 만한 교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협상 재개가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양국 관계 정상화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국이 법집행·국가안보 라인 간 협력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해빙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캐나다와 인도는 15년 전부터 포괄적 무역협정을 논의해왔으나 여러 정치·외교 변수로 진전이 지지부진했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다시금 본격적인 경제 협력 확대 전략을 모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