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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디지털 뱅크런 시대, 몇 초만에 은행 파산할 수도
 
미국의 첨단 기술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털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이 지난 10일 파산하면서 그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뱅킹 시스템이 낳은 21세기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의 대표적인 케이스라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빠른 정보 전파와 모바일 뱅킹이 40년 역사의 은행을 불과 36시간만에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실리콘밸리은행의 자금난에 대한 소문이 트윗과 DM, 스타트업자들의 사무용 메신저 슬랙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기업들이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출을 시작했다.
이날 하루 예금주들이 인출하려던 예금액은 420억 달러(55조6천억원)였다. 이 은행은 약 1,750억 달러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아침이 되자마자 전체 예금의 4분의 1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벤처 캐피털 회사와 스타트업이 오프라인에서도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스타트업자들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을 해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이 서로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빨리 소문이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전광석화와 같은 뱅크런에 지금의 은행 시스템은 충분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핀테크 서클의 최고 경영자인 수잔 치시티는 “미래의 디지털 뱅크런은 고객이 모바일 뱅킹 앱을 이용해 다른 계좌로 돈을 이체하는데 몇 초, 몇 분만에 할 수 있어 은행으로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면서 “이런 디지털 뱅크런은 방어하기 훨씬 더 어렵고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한 기술적 대응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어야만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의 벤처 캐피털리즘 교수인 안젤라 리는 "두려움은 전염성이 있다"면서 “뱅크런은 소문에서 시작되며 이를 사람들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넉스의 최고경영자인 알렉스 다스칼로프는 디지털 뱅킹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금융업계가 앞으로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며 정책입안자들이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래를 대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에 예치된 예금을 전액 보전해주기로 결정했다. 스타트 업의 44%가 이 은행을 이용하고 있어 이들 업체의 줄도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 여파로 파산한 시그니처은행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최고 은행 규제 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 캐나다 지점의 자산에 대해 "실리콘밸리은행의 캐나다 지점을 임시로 통제함으로써 해당 지점의 채권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민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03-13
운영팀 | 2023-03-13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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