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미만 SNS 금지 추진…온라인 안전법 이번 주 발의 - AI 챗봇 규제·디지털 감독기구 신설도 포함
호주에서는 16세 미만 아동의 특정 소셜 미디어 플랫폼 계정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캐나다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사진출처=AP 통신)
(안영민 기자) 캐나다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고 인공지능(AI) 챗봇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의 온라인 안전법을 11일 연방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법안 발표에 앞서 "소셜미디어 서비스와 AI 챗봇을 아동에게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마크 밀러 캐나다 정체성부 장관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왜 이것이 우선순위인지 분명하다"며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법안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플랫폼 사업자들이 안전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만 청소년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한 AI 챗봇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규제와 함께 온라인 안전 기준을 감독할 독립적인 디지털 규제기관 설립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주 국가 AI 전략을 발표하면서 챗봇 안전성 강화를 위한 입법을 예고한 바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AI 챗봇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소셜미디어 기업에 적용되는 규정보다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형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아동 보호 의무와 연령 확인 절차는 의무화될 것으로 보인다.
∎ 부모·시민단체 압박 속 입법 추진
캐나다 정부는 최근 소셜미디어의 중독성 설계와 유해 콘텐츠 노출,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문제에 대한 대응 압박을 받아왔다.
시민단체 '언플러그드 캐나다'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청소년들이 우회 수단을 찾을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맥길대학교의 미디어·윤리 전문가 테일러 오언 교수는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가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 규제기관이 플랫폼 기업들에 위험성 평가, 투명성 의무, 연령 적합 설계 등을 강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그록 등 AI 서비스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은 2025년 초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으로 폐기된 온라인 유해 콘텐츠 법안 이후 다시 추진되는 입법이다.
당시 법안은 아동 괴롭힘, 자해 조장, 증오 발언, 폭력·테러 선동, 아동 성착취 콘텐츠 등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보수당은 이번 법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케빈 워 보수당 문화·정체성 담당 비평가는 "부모가 자녀를 더 잘 지도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부모가 부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민주당(NDP)의 아비 루이스 대표는 "온라인 유해 콘텐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기업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연령 확인 절차가 또 다른 개인정보 수집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캐나다의 이번 움직임은 주요국들의 청소년 온라인 보호 정책 강화 흐름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호주는 세계 최초로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주요 플랫폼에 대해 최소 이용 연령을 법으로 규정한 바 있다. 최근 프랑스 등 주요 7개국(G7) 국가들 역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문제를 주요 정책 의제로 논의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만 14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가입 시 법정대리인 동의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캐나다나 호주처럼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는 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