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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외국인 노동자들 “값싼 인력 취급… 구조적 차별 속에서도 생계 위해 일할 수밖에 없어”

임금·고용구조 불균형 심화… “캐나다 경제 의존도 높지만 권익 보호는 미흡”

(사진출처=Immigration.ca) 
(안영민 기자) 캐나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노동시장의 임금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경제학자 피에르 브로슈, 틸 그로스, 크리스토퍼 워스윅이 최근 Canadian Journal of Economic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는 “국내 노동자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고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며 결근·해고 위험도 낮다”고 분석됐다. 연구진은 “기업이 동일한 임금을 제시하더라도 외국인 노동자를 더 선호하는 이유”를 여기에 두고, 임금 하락과 국내 인력의 고용 불안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외국인 노동자가 낮은 보상에도 일자리를 선택하는 데는 구조적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The Economist가 인용한 런던정경대(LSE)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필리핀·멕시코 등 개발도상국 출신 임시 노동자는 북미 취업 시 본국 대비 최대 400% 이상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임금에도 더 성실하게 일하는 인력”으로 외국인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업이 선호하는 값싼 인력’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를 두고 “선호가 아니라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필리핀 출신 노동자는 “캐나다에서의 임금은 고국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라며 “낮은 임금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내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 임시 거주자는 전체 인구의 7.1%로 2013년의 세 배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고용주 검증 절차(LMIA)를 통해 들어오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TFWP)’ 참여자가 아니라, 국제이동프로그램(IMP)이나 유학생 등 비교적 불안정한 신분에서 노동시장에 편입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공식적인 보호 시스템 바깥에 놓여 있다”고 토로한다.

일부 전문가와 기업인 사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임금 하락의 원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노스코브어드바이저스의 벤 라비두는 “값싼 노동력 요구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캐나다 기업이 그 임금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한 멕시코 출신 노동자는 “임금이 낮아지는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지 말고 기업의 고용 관행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법 고용·사기 사례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 큰 피해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일부 이민 컨설턴트와 고용주가 서류를 조작해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캐나다 이민부는 실업률 6% 이상 지역에서 저숙련 LMIA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온타리오주 역시 숙련직 이민 패스트트랙 제도에서 허위 서류 정황이 발견돼 절차를 중단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는 우리가 잘못된 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학계에서는 현 제도가 외국인 노동자와 캐나다 노동시장을 모두 어렵게 만든다며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워털루대 미칼 스쿠터루 교수는 “일시적 인력 부족에 정책을 과도하게 연동하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저숙련 노동자 스트림의 단계적 폐지를 제안했다. 다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제도 개편 논의가 필요하더라도, 캐나다 경제가 이미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며 “우리의 존재가 문제로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들이 캐나다로 오는 이유는 단순히 기업의 비용 절감 수단이어서가 아니라, 가족의 생계와 더 나은 삶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논의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사 등록일: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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