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이민 통제 회복”…캐나다, 인구 증가 재개 시점 저울질
내년부터 ‘관리된 이민 확대’ 검토 시사…11월 1일까지 2027~2029년 이민계획 발표
지난 24일 오타와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질의응답 시간에 답변하고 있는 마크 카니 총리.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영주권 연간 37만~38만5000명 목표…전문가 “이민보다 임금·일자리 개선으로 인력난 풀어야”
(안영민 기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민제도를 다시 통제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인구 증가를 언제 재개할지 검토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급격한 인구 증가로 주택과 고용시장, 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에 부담이 커지자 이민 규모를 줄여온 캐나다 정부가 앞으로는 ‘관리된 인구 증가’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카니 총리는 30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캐나다의 본질이기도 한 인구의 관리된 증가를 언제 다시 시작할 것인지가 질문이 되고 있다”며 “그렇게 될 것이지만, 우선 통제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연방정부가 향후 3년간의 이민 목표를 담은 새 이민 수준 계획을 발표해야 하는 시점을 한 달여 앞두고 나왔다. 정부는 법에 따라 오는 11월 1일까지 2027~2029년 이민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카니 총리는 지난 7월에도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정부 시절 급격히 늘어난 이민 규모를 언급하며 현 정부가 이민제도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레나 디아브 이민부 장관실 대변인은 카니 총리가 인터뷰에서 신규 유학생과 임시근로자 유입이 크게 줄어든 점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 압력이 이민 감소로 완화되고 있다는 2025년 10월 TD은행 보고서와 인구 증가율 둔화를 다룬 캐나다 통계청 자료도 근거로 제시했다.
올해 이민 규모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대변인은 새 이민계획이 “이민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당의 미셸 렘펠 가너 이민 담당 비평가는 지금은 이민을 늘릴 때가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민 규모는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정부는 당초 연간 영주권 취득자 수를 5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4~2025년 이민계획을 발표하면서 정책 방향을 바꿔 영주권 유입을 줄이기 시작했다. 임시근로자와 유학생 수에도 상한을 두기 시작했다. 이들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택과 일자리 경쟁이 심해지고 의료 등 공공서비스에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최근 발표된 이민계획은 영주권 취득자 수를 올해 38만5000명으로 설정하고,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37만명으로 줄이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향후 2년간 약 14만8000명의 영주권 취득을 허용하는 한시적 조치 두 가지도 도입했다. 이 인원은 기존 이민계획의 전체 목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C.D. 하우 연구소의 이민 목표 자문위원회는 향후 3년간 이민자 유입을 추가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가 제안한 영주권 취득자 수는 2027년 38만명, 2028년 35만명, 2029년 34만명이다. 임시거주자 비중을 인구의 5%로 낮추겠다는 정부 목표에 대해서는 이를 상한선으로 삼고, 장기적으로는 3%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위원회 의장인 파리사 마흐부비는 이민 규모를 몇 년마다 크게 바꾸기보다 인구 대비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편이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민정책이 주기적으로 바뀌면서 캐나다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는 균형 잡힌 이민제도가 정착된다면 정부가 임시이민자 유입을 다시 줄여야 하는 상황도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통계청 추산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 기준 비영주권자는 전체 인구의 6.7%를 차지했다. C.D. 하우 연구소 자문위원인 미칼 스쿠테루드 교수는 현재 수준을 고려하면 정부가 내년 말까지 비중을 5%로 낮추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