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일샌드 빅 4 재편 가속 - 세노버스, MEG 에너지 86억 달러 인수 확정
사진 출처: Reuters
(이남경 기자) 수개월간의 불확실성과 지연 끝에, MEG 에너지 주주들이 마침내 세노버스 에너지의 86억 달러 규모 인수안을 승인했다. 6일 오전 캘거리에서 열린 특별 주주총회에서 MEG 이사회 의장 제임스 맥팔랜드가 “86% 이상의 주주가 찬성표를 던졌다.”라고 발표하자, 회의장 안은 박수로 가득 찼다.
MEG의 CEO 달린 게이츠는 투표 직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주주들의 강력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라며, “이는 MEG 팀이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찬성표로 세노버스는 캐나다 최대 오일샌드 생산업체 중 하나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으며, 수개월간 이어진 적대적 인수전과 협상 지연에 종지부를 찍었다.
원래 10월 초로 예정되었던 주주총회는 세 차례 연기된 끝에 이번 주가 되어서야 열렸다. 인수 승인을 위해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MEG의 최대 주주인 스트래스코나 리소시스가 오랫동안 인수 반대 입장을 고수하다가, 세노버스와의 사이드 딜을 통해 갑작스럽게 찬성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다만 이 사이드 딜로 인해 지난주 또 한차례의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한 전직 MEG 직원이 거래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앨버타 증권 감독기관에 민원을 제기했고, 조사 개시로 인해 회의가 다시 한번 연기됐다. 하지만 6일 아침, 세노버스의 최종 제안이 주주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인수는 마침내 승인됐다.
또한, 스트래스코나를 제외한 주주들의 83%가 별도의 소수 주주 승인 테스트에서도 찬성표를 던져 거래의 정당성도 확보됐다. 이는 세노버스가 스트래스코나에 자산을 시장가보다 저렴하게 매각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제기된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번 투표로 2024년 5월부터 시작된 적대적 인수전의 막이 내렸다.
당시 스트래스코나는 MEG에 대해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며 시장을 놀라게 했고, 이는 2019년 허스키 에너지의 실패 이후 두 번째 시도였다. 이후 8월, 세노버스가 화이트 나이트로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전면전이 시작됐다. 스트래스코나의 아담 워터러스는 “MEG 이사회가 보복심에 사로잡혀 완전한 참사 수준의 거래를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세노버스 CEO 존 맥켄지는 “더 이상 제안을 높이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었으나, 결국 두 차례 인수 금액을 상향하며 거래를 성사시켰다. 투자사 나인포인트 파트너스의 에릭 너털은 “이번 거래는 최근 보기 드물 정도로 복잡하고 감정적인 인수전이었다.”라며, “연이은 투표 연기, 공개적 인신공격,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졌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MEG의 매각 시점이 아쉽다.”라며, 이번 주 발표된 오빈티브의 누비스타 에너지 인수 소식과 함께 “캐나다 중견 에너지 기업들이 저유가 국면에서 헐값에 매각되는 안타까운 흐름이다.”라고 지적했다. 너털은 “MEG 같은 우수한 중견기업들이 시장 저점에서 사라지고 있다. 캐나다 에너지 시장의 중간층이 비어가고 있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캐나다 오일샌드 산업의 대형화 추세를 상징한다고 본다.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세노버스, 캐내디언 내추럴 리소시스, 선코어, 임페리얼 오일 등 4대 오일샌드 기업이 전체 생산의 약 90%를 통제하게 됐다고 한다.
RBN 에너지의 애널리스트 마틴 킹은 “오일샌드는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곧 경쟁력이다.”라며, “MEG가 독자적으로 규모를 키워갈 수도 있었지만, 세노버스와의 통합을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