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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와 민들레: 상징이 실재를 지배하는 세상2 _ 조현정의 시대공감(23)
 
성경에서는 상징과 권력이 어떻게 작용할까요? 유대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최초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언약궤와 성막을 들 수 있습니다. 씨족사회에서 민족사회로 진화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지파와 부족을 아우를 수 있는 강력한 상징체계가 필요합니다. 아직 공동체로서 연대의식이 부족한 유대인들을 한 공동체, 한 민족으로 묶었던 사람이 바로 모세입니다.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에게는 이집트군의 철병거 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었습니다. 모세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 했을까요? 그는 돌판 두 개로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들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을 하나의 민족국가로 만들어 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시내산에서 모세가 가져온 두 돌판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의 상징이었습니다. 이 두 돌판이 곧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징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이 돌판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모든 질서를 재편합니다. 두 돌판은 언제나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한가운데 위치하게 합니다. 가장 중심에는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 그 바깥은 두 돌판을 담은 언약궤, 언약궤 바깥은 지성소, 지성소 바깥은 성소, 성소 바깥은 성막, 성막 바깥은 제사를 맡은 레위인, 그리고 사방으로 열두 지파가 포진합니다.
성막의 모든 기물이 상징적일 뿐만 아니라 배치와 구도도 철저히 상징적입니다. 두 돌판이 담긴 언약궤를 중심으로 한 성막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이며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함께 하신다는 상징코드 입니다.
종교가 체계화 되고 권력이 커질수록 상징체계도 더욱 견고하고 복잡해집니다. 모세 시대만 하더라도 유대교의 상징체계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예수님이 계시던 헤롯성전 시대가 되어서는 유대교의 상징체계가 복잡하고 견고해서 사두개인이나 바리새인들과 같은 종교 엘리트들만이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1부에서 이야기 한 바 있듯이 상징체계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곧 힘과 권력을 가집니다. 예수님은 인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상징체계를 무너뜨리고 사람들이 진리 안에서 자유를 누리기 바라셨습니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려는 자, 먹고 마시기를 즐기는 방탕한 자로 여겨졌습니다.
예수의 정신을 이어받은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교회 때는 예수정신이 살아 있어서 상징은 상징으로서만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면서부터 상징이 실재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찬식과 같은 상징적인 예식도 실재로 둔갑해버렸습니다. 성례와 유형교회가 상징을 너머 구원을 좌지우지하는 힘과 권력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독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된 원시불교는 상징의 허상을 잘 드러내는 가르침과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교세가 커지면서 불교 또한 상징이 복잡해지고 견고해졌습니다.
앞에서 언약궤를 중심으로 성막 혹은 성전이 상징체계에 따라 배치 되었다는 것을 말씀 드렸습니다. 한국의 불교사찰 배치 또한 엄격한 상징체계 속에 실재가 놓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찰에 처음 들어서면 속세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가다듬고 집중하는 일주문을 지나 불법에 방해가 되는 사악한 무리를 벌하는 금강문 혹은 사천왕문을 지나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 불국정토의 땅으로 들어가게 되는 불이문이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상징체계이고 훨씬 조잡한 상징체계도 많이 있습니다. 돈과 함께 기와에 이름과 소원을 적어 바치는 기와불사, 입시철이면 입시생을 둔 부모들이 그렇게 모여든다는 대구 팔공산 갓바위의 선본사 관봉 석조여래좌상이 그렇습니다. 갓바위는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해동제일기도성지’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을 내걸고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들입니다. 기독교에서 만들어 놓은 수십가지의 헌금들처럼 불교도 다양한 형태의 시주와 불사가 있습니다.
이러한 헌금이나 시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종교 또한 세상 가운데서 유지되려면 돈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인간의 욕망, 불안, 두려움을 악용하여 돈을 뜯어내는 상징코드들입니다.
원래 상징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간의 이해차원에서 고안된 것입니다. 상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종교와 신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지도자들이 상징을 장악하고 절대화하면서 돈과 권력을 쥐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종교를 너머 정치, 사회, 문화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징을 상징으로 볼 수 있을 때, 상징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징이 지시하는 실재를 볼 수 있을 때 진리 안에서 참자유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조현정, 캘거리한인연합교회
kier3605@gmail.com
홈페이지: http://www. kucc.org

신문발행일: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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