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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수님을 만나다
 
문학기행_두번째
글: 박나리 (캘거리 맑은물 문학회 회원)

이외수님을 만나기 위하여 강원도 다목리 감성마을을 찾아가던 날 반갑게 마중이라도 하듯이 올 들어 한국에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역도 세계 신기록 수립과 함께 대회 4연패 성공한 장미란 선수에게 감동했다며 축하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어린이 재단에 그림을 기부한 그림이 천 만원에 낙찰되어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한 것이 기분 좋은 일 이라고 말하는 이외수님은 춘천에서 30여 년 거주하다 2006년 이후 현재 강원도 화천군 다목리 감성마을 촌장으로 살고 있으며 육군 15사단 명예홍보대사 이기도 하다.
감성마을의 주민으로는 풀벌레와 달빛, 바람소리, 사그락 거리는 낙엽, 개울물소리. 아침안개......이들 모두는 이외수씨가 그토록 아끼는 주민이라고 한다

캐나다를 출발하기 전에 미리 약속 된 이번 만남은 오후 3시로 잡혀져 있었다. 그분은 오후2시까지가 취침시간이라 그렇게 정했다. 서울동부터미널에서 아침6시30분 시외버스를 타고 강변로를 따라 강원도까지 가는 길은 언덕 하나 볼 수 없었는데 캐나다 서부 들판이 주는 밋밋함과는 달리 얼마나 아기자기한지, 게다가 차장에 펼쳐지는 고향의 가을은 눈부시게 황홀하기까지 하였다.
어느 여성잡지에 난 기사를 보니 집이 산골이다 보니 콩나물과 두부 같은 게 귀하다는
부인 전영자여사의 말이 생각나 두부와 콩나물을 좀 넉넉하게 사가려고 마음먹고 여기저기 상점을 기웃거려보아도 결국 구할 수가 없었는데 다목리가 얼마나 강원도 산골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화천군 상서면 (나무가 많아서) 다목리(多木里)라는 곳에 자리 잡은 이외수님의 집필실은 건축가 조병수 씨가 설계했는데, 주변이 군부대라 군부대와 어울리도록 전혀 마감재나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벙커 같은 콘크리트 집이 뜻밖에 뒷산과, 하늘과, 나무와 그렇게 잘 어울려 주택과 집필실 두 동이 한 채처럼 연결돼 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화천군이 그를 초대하기 위해 26억 원을 들여 생존해 있는 사람에게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필실을 마련해준 유일한 사람이다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일행을 반긴 것은 그의 부인이었다. 부인의 환대와 문화생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내어주는 따뜻한 녹차한잔으로 시린 손을 녹이는 동안
조병수씨가 늘 상 엎드려서 글을 쓰는 이외수님을 위하여 맞춤설계를 했다는 집은 누워서도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바닥에 옆으로 길게 붙은 창문이 달려 있었다.
지난해 출판되었던 "여자도 여자도 모른다" 중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달을 볼 줄 안다. 방의 천창으로 달을 보고, 달이 구름장 속에 숨는 날엔, 마음에 담아야 보이는 달 ‘심월心月’을 본다. 강아지 흑룡이•백룡이•대웅이는 달밤이면 더 컹컹거린다.
별도 본다. “별들이 어찌나 영롱하게 반짝이는지 잠시만 쳐다보고 있어도 안구가 따가울 지경이다. 이따금 바람이라도 스쳐 가면 하늘이 소스라치면서 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그러면 문하생들이 떨어진 별들을 한 바구니씩 주워서 술을 담그기도 한다.
하늘의 꽃으로 담근 술이라 하여 천화주 天華酒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란 대목을 보면서 언제 한번 이외수님의 집을 찾아가면 어떤 창문인지 꼭 확인하고 싶었는데 누워서도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천정에 설계된 창은 누구라도 달 밝은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을 한아름 따다 달빛에 찻물을 우려 낼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필자도 들 정도로 하늘이 환히 보이는 창이 있었다

거실 왼쪽에는 한복을 입은 부부의 사진이 걸려있고 춘천에 살 때부터 가져왔다는 오래된 가구에 가지런하게 진열된 찻잔과 다기들에서 전영자여사의 알뜰함과 검소함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있으니 문화생의 안내로 이외수님께서 거실에 오시고 아주 오래된 벗 인냥
얼마나 자상하신지 조근조근 내려주시는 말씀이 참 곱다. 멀리서 찾아온 팬이라 그런지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두 시간째 주시는 말씀이 정말 사람을 좋아하고 또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마음을 읽어내시는 깊이가 감동이었다.
우선 글을 쓰기 위하여서는 주변에 있는 사물과 내 몸에서 먼저 찾으라신다. 우선 머리를 하나 보더라도 퍼머머리, 곱슬머리, 상고머리, 또 머리의 가마, 비녀, 모자, 가발, 머리와 관계된 단어들에서 추억을 찾고 노래하고 무엇에 쓰이는지 누구와 사용하였는지
주변의 잘 둘러보고 자신이 잘 아는 것에 대한 성찰을 깊이 하라고 하시며 듣는 이의 반응도 살피면서 조곤조곤 말씀을 주셨다

뜻밖의 대화에 놀라웠다. 그분은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 열변을 토하며 해외에 살수록 우리의 글과 말을 사랑해 달라며 부탁의 말씀도 잊지 않았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그들의 말을 우리의 글로 표현하기로 결정되었다면서 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지난해 필자의 시"깨 볶는 오후"가 어느 신문에 당선되었는데 그 시가 영문으로 번역이 안된 다하여 영문시집에 올리지 못하고 다른 시로 교체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표현방법에 있어 한글이 얼마나 여러 가지 표현으로 글맛과 향을 지니며 우수한지 끝 날줄 모르고 토론과 설명들을 나누어 주었다.
이미 다음 손님이 와서 기다리고 계시는 대도 말씀은 끝 날줄을 모르고 감사한 마음에 먼저 일어서겠다고 하였더니 온 기념으로 악수도 하고 사진도 찍어가라면서 먼저 포즈를 잡아주시고 옆에 앉으라 신다.
마음 좋은 옆집 아저씨 같은 넉넉함으로 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시고 몇 권의 책에 사인도 정성껏 해 주셨다. 필자의 이번 문학기행을 사랑에 주제를 두고서 이외수님의 사랑을 소개해본다

젊은 시절 춘천에서 알아주던 거지였던 이외수가 어떻게 미스 강원 출신의 미모의 부인과 결혼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춘천에서 젊은 날 다방 DJ를 하던 당시 다방 주인은 구석자리 소파를 하나 마련해줘서 이외수는 자신의 응접실 겸 침실, 집필실을 겸해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떤 여자가 그 자리에 앉았는데 첫눈에 반한 이외수는 그 여자에게 다가가 정말로 예쁘다며 이 다방에 자주 와 달라. 내가 당신을
유혹해 보겠다. 틀림없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고 이왕 좋아할 거면 미리
좋아해 달라고 말하며 어깨를 툭 쳤다고 한다.
뒷날 전영자 여사는 그날 자기의 어깨를 칼로 도려내고 싶을 만큼 불쾌하고 기분이 언짢았다고 한다. 하지만 도저히 이루어 지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었고 둔한 오감보다 마음의 눈, 영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작가 이외수가
그 옛날 춘천 집에서 (벽오금학도)와 (황금비늘)을 쓸 때 그는 감옥 철문을
구해 달고 원고가 끝날 때까지 ‘글 감옥’에 자신을 가두고 글을 쓴 것을 안 건축가 조병수 씨는 작가 이외수를 위해 집과 집필실을 따로 나누고 크고 굳건한 나무 문으로 두 채를 이어줬다. 나무 문만 꽝 닫으면 그는 그 글 감옥에 들어가 단어 하나에 3백 장의 파지를 만들며 오늘도 원고지 고랑에 글의 맛과 향을 위하여 밤을 새우며 파종을 한다고 한다. (끝)


기사 등록일: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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