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외국인 주택 매입 금지법이 캐나다의 주택 가격 하락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CBC 뉴스는 “캐나다인들이 주택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구매자 금지 조치는 주택 가격 하락에 도움이 안되는 정치적인 책략에 더 가깝다”고 비평가의 말을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외국인이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한 한시적 법안이지만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면제 조치가 곳곳에 너무 많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자유당 정부는 전국의 주택시장을 달궜던 투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외국 소재 기업과 비거주자들이 향후 2년 동안 캐나다에서 주거용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작년 6월에 의회를 통과한 이 금지법은 올 1월 1일부터 적용됐다. 입찰 경쟁에서 매입자들의 불안과 이에 따른 가격 과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 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많은 비평가들은 법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금지법 예외 규정이 너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주택 매입 금지법은 임시직 해외근로자와 난민, 유학생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외국인이라도 배우자가 캐나다인이면 부동산 공동 구매가 가능하다. 또 이 법은 단독주택, 1~3개의 유닛 건물, 콘도 등의 주거용 부동산이 대상이며 카티지는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도시의 부동산에만 적용되고 중소 도시는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밴쿠버에 있는 Team 3000 Realty Ltd의 팀 사비토브는 "외국인 구매자 금지에 대한 면제가 너무 많아서 실제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CMHC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부동산 구매의 2%만이 캐나다인이 아닌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주택 매입이 부동산 시장 과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BC 대학교 Sauder School of Business의 부교수인 토마스 다비도프는 “외국인 구매자 금지 조치 이후 처음에는 고급 주택 가격이 급락했지만 실제 하락 원인은 금리 급등 때문이었다”며 “실제로 저렴한 부동산의 경우 금지법 이후 어떤 이유로든 가격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Vancouver New Condos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마이크 스트워트는 "이 금지령은 특정 연방 정치인들이 주택난의 실질적인 해결보다는 다음 선거에서 더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만든 정치적 발상이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이같은 CBC 방송의 지적에 대해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캐나다 주택 통계 프로그램의 2023년 데이터 만으로 금지법 조치의 전체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CMHC는 “연방 정부가 모든 캐나다인을 위해 저렴한 주택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 건설된 임대 주택에 대한 GST 면제, 아파트 금융 및 기타 계획에 200억 달러를 면제하는 정부 정책들을 소개했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