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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죽어간다
 
캐나다가 최근 유학생 입학 사기 사건으로 시끌벅적하다. 수많은 학생들이 추방 명령을 받았거나 자진 출국했고 또 일부 대학의 학생들은 정원초과라는 이유로 갑작스런 입학 허가 취소 통보를 받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 얽힌 유학생들은 거의 인도 학생들이다.
캐나다와 인도의 정치적 갈등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 유학생들도 급감해 캐나다의 유학시스템이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는 자조도 나오고 있다.

마크 밀러 이민부장관은 “캐나다 유학생들을 사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학생 프로그램에 한층 강화된 검증시스템을 도입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내용의 주 골자는 모든 유학생의 입학허가서를 이민국이 직접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가짜 입학허가서가 판이 치고 있으니 이를 분별하겠다는 뜻이다.
수백명의 유학생에게 추방명령이 떨어지고 대학가에 이와 관련한 소문들이 가랑잎에 불붙 듯 빠르게 확산되자 부랴부랴 단속에 나선 것이다.
피해자는 2017년과 2018년에 캐나다로 유학을 온 700명 이상의 인도 학생들로 이들 대부분 학업을 마치고 영주권을 신청한 후에야 사기 사실을 알게 됐는데 사기꾼은 인도의 한 이민 컨설턴트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이같은 유학비자 사기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는데 최근 주택 위기와 물가 상승의 원인을 이민자와 유학생에게서 찾는 비판가들이 많아지니까 본격적으로 손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인 딤플 케이는 “해당 컨설팅업체가 한 대학이 내가 신청한 서류를 받아줬고 입학허가서를 내줬다고 말해 업체에 거의 2만 달러 가까이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에 도착한 후 업체로부터 애초 진학하려던 학교에 파업이 발생했다며 다른 학교로 지원하라는 조언을 받아 다른 학교에서 과정을 마쳤고 취업허가도 받았다. 이후 영주권을 신청한 그는 심사과정에서 과거 제출한 대입 서류가 가짜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출국과 함께 5년 이상 재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와 관련 케이는 캐나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입학허가서를 받고 갑자기 취소돼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인도 유학생들도 많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Northern College는 어제(31일) 인도 출신 학생 200여 명에게 캠퍼스에 다닐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 학교는 앞서 7월에도 500명의 유학생 입학을 취소 통보했었다.
인도인 사반 사부는 다국적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이 학교 티민스 캠퍼스에서 공급망 관리를 공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9일에 대학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내용은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합격이 취소됐다는 통보였다. 그는 즉시 등록금 영수증 사본과 2024년 겨울 학기 자리를 예약했다는 확인서를 첨부해 이메일을 보냈는데 10월 2일의 회신에서 대학은 "주택과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그의 합격이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사부는 주택이 준비되어 있다며 버텼지만, 대학은 주택을 이유로 입학 취소를 고수했다.
결국 사부는 주택과 일자리를 확보했을지 모르지만 유효한 입학허가서가 없어 유학 비자를 받을 수가 없게 됐다.
다행히 앞서 노던 칼리지에서 입학이 취소된 500명의 학생 중 250명은 토론토의 Centennial College에 합격했다. 나머지는 등록금 전액을 환불받을 수 있게 됐다.

인도인은 캐나다 소수인종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신규 영주권자 뿐 아니라 해외근로자와 유학생 등 비영주권자 인구 구성에도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인도는 캐나다로 보면 마지막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런데 그 거위가 거의 죽어가는 듯 보인다.
캐나다 이민국(IRCC)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8월 신규 유학 허가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는 거의 전적으로 2022년 전체 허가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던 인도 시장의 신청 감소에 기인한다. 신청 건수의 감소폭이 너무 커서 캐나다의 학생 비자 붐이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감소가 양국 간의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기 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 한두달 사이에 벌어진 양국 간 긴장을 감안하면 그 감소폭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에 의하면 8월 유학 허가 신청 건수는 5% 감소한 80,897건을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9% 감소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7~8월은 바쁜 9월 학기 시작을 앞두고 증가세를 보이는 게 정상이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캐나다 이민 신청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던 인도 학생들이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의 유학 허가 신청 건수는 8월에 12% 감소한 21,161건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이 학생들이 유학 허가 증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고려할 때 이는 캐나다 유학 붐의 정점을 의미할 수 있다.

중국과 쇠고기 문제를 겪은 후 캐나다는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 인도 학생들에게 눈을 돌렸다.
2021년에 인도인은 유학 허가 신청 5건 중 2건 이상(43%)을 차지했다. 2022년에는 거의 절반(49%)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 인도 학생은 전체 신청의 42%를 차지했다.
그런데 6월에 신청 건수가 줄어들면서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이들이 캐나다가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서 캐나다 유학 허가 성장세가 둔화됐다.

사실 캐나다는 인도 학생들 사이에 악명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가 인도 학생들을 착취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캐나다에서 착취당하는 인도 학생들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있었을 정도였다. 집이 없어 푸드뱅크를 이용한다는 이야기는 더 흔해졌다. 최근 수백 명의 학생에게 영향을 미친 입시 스캔들로 인해 이런 비난은 갑자기 매우 구체화됐다.
캐나다는 여전히 인도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도는 중단시킨 상태다. 트뤼도 총리와 졸리 외무장관은 양국 간의 관계 회복을 의식하고 있지만 이젠 외교정치이 아닌 감정이 묻어 나올 정도로 악화됐다. 다행히 최근 인도 정부가 캐나다인에 대한 비자 재개를 암시해 양국 관계가 봉합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닌가 기대를 갖게 한다.
이민자로 저조한 출산률과 인구노령화를 커버하려는 자유당 정부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인도인이 캐나다에서 눈을 돌린다면 그야말로 황금알 거위는 사라지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당 정부의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안영민 편집위원)



기사 등록일: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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