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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 보이는 이-팔 전쟁 - 오충근의 프리즘을 통해 보는 세상사
출처_ https://www.voakorea.com) 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이 걸어서 가자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에 생긴 추악한 일

프랑스에서는 보불전쟁과 파리 코뮨의 혼란을 겪은 후 1차대전 직전 까지를 Belle Epoque(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부른다. 문화는 융성했고 식민지에서 들어오는 물자로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웠다. 몽마르뜨에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몰려들었고 파리는 음주가무로 불야성을 이루고 흥청거렸다.
아름다운 시절의 상징적 존재인 물랭 루즈가 문을 연 것도 그 무렵이다.
아름다운 시절 이면에는 인종주의, 반 유대주의라는 추악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T.V. 연속극Paris Police 1900은 당시 인종주의 광풍이 불었던 시대상을 묘사한 작품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그런 사회적 배경에서 일어났다. 드레퓌스는 유대인으로 프랑스 군 대위였는데 독일 스파이로 몰려 종신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스파이가 아니었고 증거는 국가권력에 의해 조작되었다. 인종주의 반 유대주의 물결을 타고 무죄한 드레퓌스가 스파이 혐의를 뒤집어썼다. 드레퓌스 사건은 프랑스 사회를 뒤집어 놓았다.
드레퓌스는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자유 평등 박애의 기치를 내건 혁명의 나라 프랑스에서 인종주의라니, 더구나 유대인들이 유럽 전역에서 박해를 받을 때 프랑스는 유럽 최초로 유대인들에게 시민권을 줘서 법적 지위를 인정한 나라였다.
유대인 박해라면 나치의 홀로 코스트가 대명사지만 러시아에서도 대규모 조직적인 박해가 있었다. 경제가 어렵거나 유행병이 돌거나 전쟁 등으로 나라가 어려워지면 유대인이 희생양이 되었다. 마치 관동 대지진때 죄 없는 한국인들이 희생되었듯이. 관동 대지진때 억울하게 희생당한 한국인이 최소 6,600명에서 최대23,000명이다.
하여튼 1821년부터 1920년까지 100년동안 러시아에서 간헐적으로 유대인을 상대로 대규모 약탈, 학살, 강간, 재산 몰수가 이뤄졌다. 이것을 Pogrom(대 박해)라고 한다. 박해를 피해 서유럽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은 나치에 의해 불벼락을 맞았다.

이젠 행동할 때가 되었다

드레퓌스 사건 즈음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된다. 우리가 다 같이 모여 머리에 티끌을 뒤집어쓰고 삼베 옷을 찢으며 메시아를 보내 달라고 기도를 하던가 나라를 세우던가 뭔가 행동을 해야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성형되었다.
그럴 때 저널리스트 데오도르 헤르츨이 유대국가 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그는 원래 유대주의자가 아니었으나 드레퓌스 사건을 겪으며 생각이 바꾸었다. 책을 통하여 유대는 민족공동체로서 국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시온 협회’를 조직했다. 많은 유대인들이 공감해 시온협회에 가입했다.
그럴 즈음 아름다운 시절이 끝나고 인류 최초의 대량 살상 1차대전이 일어났다. 1차 대전은 종전의 전쟁들과 차원이 달랐다. 엄청난 전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대영제국은 재정이 거덜났다. 유대인 자본가 로스 차일드 일가는 “우리가 전비를 댈 테니 전쟁이 끝나면 나라를 세울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제안했다. 영국은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 라서 덥석 미끼를 물었다. 외무장관 밸포어는 유대국가 건설을 도와주겠다는 문서를 로스 차일드에게 보냈다. 이것을 밸포어 선언이라고 한다.

영국의 두 얼굴

중동지방은 오스만 터키 제국 영토였다. 수 백 년 동안 부족들끼리 모여 살며 술탄의 권위에 복종하며 살아왔다. 영국은 아랍인들에게 접근했다. “말도 다르고 관습도 다르고 인종도 다른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느니 우리를 도와주면 전쟁 끝나고 독립시켜 줄게 너희끼리 오손도손 살면 좋잖아?” 아랍인들은 영국 말을 믿고 오스만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의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 여자 로렌스로 알려진 거투르드 벨(Gertrude Bell)은 그 당시 아랍 독립을 위해 활약한 실존인물 들로 아랍 독립에 진심이었다. 로렌스는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껴 귀국했고 벨은 고고학자, 탐험가 겸 영국군 정보장교로 이라크, 요르단 건국에 깊숙이 관여했다.
아랍을 22개 나라로 나눠 독립시킬 때 영국과 프랑스는 아랍의 전통, 관습, 역사, 종교는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들 이익에 맞게 마치 케이크 자르듯 국경을 그었다. 예를 들어 이라크 건국할 때 벨은 종교를 무시하고 시아파와 수니파를 두루두루 섞어 같은 나라에 살게 해 두 종파의 피의 역사의 단초를 제공했다. 오늘날 중동이 한시도 조용할 날 없이 테러, 내전, 전쟁으로 시끄러운 근본 원인에는 영국, 프랑스가 그들의 이익만 생각해 국경을 그은 책임이 있다.
더군다나 영국은 유대 공동체에도 아랍 공동체에도 나라 세워주겠다는 이중 약속을 헸다. 그래서 벨은 밸푸어 선언을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라면서 “시온주의는 결코 실현될 수 없을 것.” 이라고 맹렬히 비난을 퍼부었다.

이스라엘 건국

벨푸어 선언 후 31년이 지나 영국은 약속을 지켰으니 1948년 5월14일 팔레스타인 땅에서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시오니스트 중 종교와 무관한 세속주의자들은 어디에 나라를 세우던 상관이 없었다. 박해당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 곳이 있다면 어디든 좋았다. 그래서 사이프러스, 우간다, 아르헨티나 등 여러 곳이 건국 후보지로 떠올랐는데 문제는 유대교 원리주의자들이었다.
이 근본주의자들은 “야훼가 약속하신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야훼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인간적 방법으로 건국한다면 야훼의 더 큰 징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1948년 5월14일이 유대인들에게는 기쁨의 날이요, 야훼가 내려준 축복의 날이겠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대재앙과 고난이 시작된 날이다. 그 때부터 시작된 갈등과 증오, 폭력, 살육, 전쟁, 테러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도 그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한다면 중학교 때부터 팔레스타인 난민, 테러, PLO, 이스라엘 보복, 정착촌, 이스라엘 비공식 핵무장, 중동 전쟁 이야기를 들었는데 50년-6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단어를 반복해 듣고 있다. 새로운 단어가 추가되었다면 가자지구, 요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다.

사막의 신기루 같은 평화안, 두 국가 해법

클린턴 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중동 평화안, 오슬로 협정은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이 공존하자는 ‘두 나라 해법’이다. 이 평화안은 영 쪽의 강경파로부터 배척 받았다. 그러나 양 쪽 모두 강경파만 있지는 않다. 양쪽 평화주의자들은 오늘도 두 국가 해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자면 에후드 올메르트(Ehud Olmert) 전 이스라엘 총리, 살람 파이야드(Salam Fayyad)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빨리 전쟁을 끝내고 두 국가 해법으로 평화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와 달리 온건 평화파인 파이야드 전 총리는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평화주의자들은 1967년 3차 중동전 이전의 국경으로 돌아가자는 평화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자지구는 이집트에, 요단강 서안은 요르단에 골란고원은 시리아에 반환하자는 안인데 이집트가 골치덩어리 하마스가 똬리를 틀고 있는 가자지구를 떠맡으려고 할까? 요르단도 빼앗긴 영토 찾아오는 것은 환영이나 화약고를 껴안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은 어려운 살림에(요르단은 산유국이 아니다) 같은 형제인 팔레스타인 난민을 받아들여 살길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난민중에 과격파들이 후세인 국왕을 암살하려 했다. 이쯤 되면 배은망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평화주의자들, 특히 이스라엘 평화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데는 이스라엘 정치 상황과 관계가 있다. 이스라엘은 캐나다처럼 내각책임제다. 총 의석 120석 중 61석이 나와야 과반수 정당이 되는데 어느 정당이고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연정이 불가피하다. 잡다한 정당들이 이리저리 연정을 하다 보니 어렵게 평화안을 만들어도 한쪽에서 판을 깨고 나오면 평화안은 무위 가 된다. 최악의 경우는 극우파와 울트라 극우파가 연정을 하는 경우인데 지금 이스라엘이 그 모양으로 일방적 살육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이슬람 근본주의자 하마스도 중동 평화에 책임이 있다. 이 극우파들은 설립 목적이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지우는데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극우 강경파가 득세하는 한 중동 평화는 아득하다.

더구나 중동의 정세 변화는 이-팔 문제 평화적 해결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셰일 개발로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해지자 중동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의 대 중동 정책으로는 해답이 없다는 점을 인식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중동의 왕정국가에 혁명을 수출하려 하려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란이 종파가 다른 수니파 극단주의자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유도 무장정파 들에게 무기와 지금을 대주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란을 견제하려 이스라엘과 가까이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 첨단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아랍의 맏형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을까?
600년 동안 지중해, 아라비아 반도를 통치해온 오스만 제국의 터키도 에르도안 대통령 집권 이후 냉전 이후 유럽으로 향하던 시선을 중동으로 돌리고 있다. 나라 이름도 튀르키예로 개명하고 과거 영광을 일부라도 되찾으려고 변신하고 있다.

터키는 냉전기간 동안 미국이 시키는 대로 마당쇠처럼 험한 일을 도맡아 했다. 오로지 유럽연합 가입을 위해서다. 기독교가 유럽에서 쇠퇴일로에 있지만 기독교 이념을 밑에 깔고 있는 유럽이 인구 9천만 가까운 이슬람 국가의 유럽연합 가입을 용인할까? 그러다 9.11이 일어났고 9.11은 터키로 하여금 유럽연합 가입을 단념하게 만들었다.
안정적 정치세력이 주도권을 잡고 중동 평화를 이끌어야 하는데 중동의 정세 변화는 평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두 국가 해법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평화안인데 그 마저도 가물가물 손에 잡히지 않고 있으니 지옥에서 절망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25시에나 가능할까? (글 : 오충근)

기사 등록일: 2023-11-10
Tommy | 2023-11-11 1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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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저는.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었어요
하늘에 천사가 내려와 인간들에게 이 답을 알려주는 내용인데요
유태인들 특히 유대교 원리주의자들에게 이 책을 다시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네요

구약성경을 글자 그대로 숭배하며 원리 원칙주의에 빠져 사는 유태인들을 위해 무엇이 잚못되었는지 진실을 전파하며 믿으려면 신의 뜻을 제대로 알고 믿으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이땅에 태어난 예수님마저 십자가에 못받아 버린 원리주의자들 정말 한심할 뿐입니다.

진짜 창조주가 있고 예수님이 신이라면 이분들이 하늘에서 바라보는 원리주의자 유태인들 보고 얼마나 실망하고 마음아파 하시겠습니까..

이런 원리주의로 지난 2천년간 천주교가 얼마나 많은 악행을 저질렀로 최근 개신교가 기득권이 되고 나서 이러한 악행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이미 역사로 다 알텐데 정말 한심할 뿐입니다.

나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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