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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909년10월26일, 1979년 10월26일
-죽어 마땅한 이등박문-
1909년 10월26일은 안중근의사가 할빈역에서 이등박문을 권총으로 사살한 날이다. 이등박문(伊藤博文)은 일본제국 명치왕 시절 총리대신을 4회 역임한 일본 근대화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자 제국주의 앞잡이로 을사늑약, 한일합방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등박문은 고종황제를 협박하고 매국노 5명을 하수인으로 내세워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한 대한제국의 공적 1호다.
이등박문 하수인 5명을 을사5적이라고 하는데 내부대신 이지용, 외부대신 박제순,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농상공부대신 권중현이다. 대신이 8명인데 5명이 이등박문 하수인이었다. 그러나 탁지부대신 민영기, 법부대신 이하영도 나중에 친일행각에 발 벗고 나선 매국노들이고 끝까지 반대해 대한제국에 의리를 지킨 사람은 참정대신 한규설 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을사5적대신 을사7적이라고 해야 맞는 게 아닐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다. 고종의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은 황제의 밀서를 갖고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해 을사조약이 황제의 뜻이 아닌 일제의 강압에 의한 조약이란 것을 폭로하려 했으나 일본과 동맹을 맺은 영국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헤이그 밀사사건이 나자 이등박문은 전쟁을 하겠다고 고종황제를 협박해 물러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등박문은 동학혁명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을 데려와 동학혁명군을 학살한 장본인으로 그는 일본제국주의 입장에서는 국익에 충실한 신하였으나 대한제국 입장에서는 죽어 마땅한 자로 안중근 의사가 독립군 참모 중장 자격으로 그를 사살한 것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일본 입장을 대변해주는 한국의 뉴라이트-
안중근 의사가 독립전쟁의 일환으로 이등박문 사살한 아주 당연한 일을 테러라고 우기는 자들이 있다. 일본 극우파입장에서는 테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일본 극우파가 아닌 한국의 뉴라이트 계열에서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
서울대 안병직 교수, 이영훈 교수, 박효종 교수, 고려대 명예교수 한승조, 김진홍 목사, 서경석 목사 같은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나 인물들은 조선총독부 자료를 인용해 일제 식민지를 통해 근대화 되었고 종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었고 김구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한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국가 어느 정권이던, 그 정권이 민주정권이던 독재정권이던 전제왕정이던 진보정권이던 보수정권이던 반역자 매국노는 엄정하게 처벌했다. 자유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서유럽국가들이 이차대전 후 나치에 협력한 매국노, 반역자를 어떻게 처벌했는가?
그런데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반역자 매국노에게 관대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매국노 반역자들이 신생조국에서 권력을 잡고 독립운동가를 박해한 본말이 전도된 나라였다. 가치 전도된 사회를 만드는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정치적 야욕 때문에 친일 반역자들을 친위대 삼아 정권을 잡아 유지한 이승만이다.

- 대우 못 받고 초라하게 사는 독립운동자 후손들 -

친일반역자들의 생물학적 후손들, 이념적 후손들이 해방된 조국에서 사회 주류가 되어 정치, 경제, 문화, 군, 경찰에서 실권을 쥐고 부와 권세 명예를 누릴 때 독립운동자 후손들은 가난하고 초라하게 살았다. 이등박문을 사살한 안중근 의사 후손들도 마찬가지였다.
안중근 의사 두 동생 안정근, 안공근도 독립투사이나 안중근과 마찬가지로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으니 3형제가 조국독립을 위해 고생했으나 시신조차 조국에 모시지 못하고 있다. 안중근의사 사촌동생 안경근은 민주구국동지회에서 활동하다 박정희 정권에서 7년간 옥살이를 했다. 안의사 조카 안민생은 통일운동 하다 역시 박정희 정권 때 10년간 옥살이를 했다.
안민생은 “안중근 집안이라는 이유로 왜놈들에게 죽어났는데 해방되니 왜놈 앞잡이 노릇한 개들에게 설움을 당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지사들과 그 후손들에게 국가의 돌봄이 없다면 앞으로 외세의 침입을 당했을 때 누가 독립투쟁에 앞장 서겠는가?

- 유신독재의 종말 -

1979년 10월26일 박 대통령은 삽교호 방조제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희일 농수산부 장관, 김원기 재무장관, 이규홍 농업진흥공사 사장 등이 동행했다. 국민들이 저녁을 먹으며 7시에 방영하는 T.V. 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 삽교호 방조제 준공식 참석 뉴스를 보고 있을 무렵 궁정동 소재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는 술 자리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술 자리 참석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차지철 경호실장, 김계원 대통령 비서실장, 가수 심수봉,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중인 모델 지망생 신재순이었다. 심수봉과 신재순은 박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아 시중을 들고 있었다.
T.V. 보고 있던 국민들이나 중앙정보부 안전가옥에서 술 자리를 벌리고 있던 박 대통령과 그 일행도 그 날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인 줄 알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신의 심장을 노린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한 사람 빼고는.
농번기나 추수철 되면 농촌을 방문해 논두렁에서 농부들과 막걸리 마시며 농촌 사정을 묻던 박 대통령 같은 서민 대통령이 큰 딸 박근혜 나이 또래의 젊은 여자들 시중 받으며 시버스 리갈 이라는 양주 마시다 죽을 줄 꿈엔 들 생각이나 했으랴.
한인 여러분들이 읽는 신문에 개인적 소회를 쓰는 것이 매우 미안하고 부적절하지만 다음 날 새벽 출근 길에 박 대통령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내 생애 그렇게 기뻤던 날이 많지 않다. 유신 독재 시절 고생하며 고초를 겪던 선배, 친구, 후배들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도 그들을 생각하면 죄인 된 심정이다.
그날 전철역까지 무슨 정신에 갔는지 모른다. 전철역사 주변에는 대통령 유고를 알리는 호외가 어지러이 뒹굴고 있었다. 출근 길에 바쁜 행인들은 무심코 박 대통령 얼굴이 나와 있는 호외를 밟고 지나갔다. 어제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감히 박 대통령 사진을 밟고 지나가다니.
나처럼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있었던 반면 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걱정이 태산 같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 때 박 대통령 죽어 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걱정하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종북 좌파 때문에 나라 망하게 생겼다고 땅이 꺼져 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죽은 지 33년 지나도록 대한민국이 끄떡없듯 종북 좌파 때문에 나라 망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나라 망하는 것은 좌파 우파 같은 이념 때문이 아니라 친일파 같은 매국노 반역자들 때문에 망하는 것이다.

- 불사조 같은 유신의 망령 -

박 대통령이 죽자 유신헌법은 실질적으로 폐기되어 형무소에 갇혔던 사람들이 석방되고 수배령이 내려 숨어 있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유신헌법은 1980년 10월22일 공식적으로 폐기되었다. 유신헌법이 정말 국리민복에 기여하고 홍사덕 말대로 100억불 수출을 위해 만들었다면 박정희 죽자마자 폐기했을 리가 있겠는가.
그 동안 박정희의 5.16 쿠데타와 18년 독재는 객관적으로 평가 받지 못하고 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집권세력의 일방적인 찬양만 받아왔다. “먹고 살게 해줬다”라는 한 마디에 자청해서 배부른 돼지가 된 일부 국민들은 부정부패, 인권탄압, 특권층과 재벌의 부의 독점, 부의 독점 결과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언론통제에는 짐짓 못 본 척 했다.
유신 말기, 1974년 8월16일-1979년 10월26일까지 박근혜는 영부인 대리, Acting First Lady로 유신의 안방을 책임진 유신 독재의 핵심이다. 박근혜가 대선 후보로 나서자 불사조 유신의 망령이 나타나 자유와 민주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총독부 자료로 식민지 시대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국민을 배부른 돼지로 여기는 유신의 망령들이 가을 바람에 낙엽 뒹굴 듯 배회하는 것을 보면 1909년 10월26일 할빈역의 아침 공기를 가른 총성이나 1979년 10월26일 궁정동 저녁 공기를 가른 총성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했다.

기사 등록일: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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