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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독립 추진안 압도적 부결…주민 76% “캐나다에 남겠다” - 초기 개표서 잔류 76%, 이민·헌법 개정 9개 문항은 접전 양상

스미스 “통합된 캐나다 안에서 강한 앨버타”...분리주의 지지층 불만 해소는 과제로

19일 앨버타주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남성이 투표소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Reuters)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 독립 추진안이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됐다. 캐나다에 잔류하자는 진영이 승리를 거두면서 앨버타주의 분리독립 논란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다만 이민 정책과 연방정부 권한 축소 등을 다룬 나머지 9개 문항에서는 찬반이 상대적으로 팽팽하게 맞서, 연방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CBC와 CTV 뉴스는 19일 실시된 앨버타 주민투표의 초기 개표 결과를 토대로 캐나다 잔류 진영의 승리를 전망했다. 20일 오전 1시30분(미 동부시간)께 발표된 초기 집계에서 캐나다 잔류를 지지한 유권자는 약 76%, 향후 독립 여부를 묻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데 찬성한 유권자는 약 23~24%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선거관리 당국의 최종 공식 집계가 나오기 전의 결과다. 일부 투표소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문을 열면서 투표 종료 시각도 늦춰졌고, 개표는 자정을 넘겨 진행됐다.

앨버타주에서 캐나다 잔류 진영이 승리하면서 분리독립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다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수상은 초기 개표 결과에 환영을 나타내며 “앨버타 주민들은 통합된 캐나다 안에서 더 강한 앨버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주수상은 20일 오후 8시45분(미 동부시간) 주민투표 결과와 향후 주의 방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크 카니 총리도 성명을 내고 앨버타 주민들이 “분명한 선택을 했다”며 환영했다. 그는 “무엇보다 앨버타 주민들은 캐나다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 여부라는 핵심 쟁점은 사실상 결론이 났다며, 이번 결과를 계기로 캐나다가 국제무역 확대와 에너지·광물·인프라 개발 등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는 데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앨버타를 캐나다 에너지 강국 전략의 핵심으로 꼽기도 했다.

에드먼튼에서 열린 캐나다 잔류 지지 단체 ‘포에버 캐나디안(Forever Canadian)’의 개표 행사에서는 승리 전망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캐나다 국기를 흔들고 서로 포옹하며 환호했다. 하지만 잔류 진영 내부에서도 독립 추진에 찬성한 주민이 4명 중 1명에 가까웠다는 점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단체를 이끈 토머스 루카슈크는 독립 추진에 찬성한 주민들 역시 앨버타 주민이자 캐나다인이라며, 이들의 분노와 좌절을 낳은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리독립 운동을 주도한 미치 실베스트르도 최종 집계가 나오기 전까지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면서도, 독립 운동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민투표는 앨버타주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연방정부에 대한 불만이 분리독립 논쟁으로 번진 결과다. 앨버타는 캐나다의 주요 석유·가스 생산지지만, 일부 주민은 연방정부의 환경·에너지 정책과 재정 배분이 주의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재임 시절 환경 규제에 대한 반발이 커졌고, 마크 카니 총리의 집권 이후에도 서부 지역의 소외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카니 총리와 스미스 주수상은 최근 서부 해안으로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운송하는 송유관 사업과 연방 인허가 절차 개편 등을 추진하며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반대하며 결집한 일부 세력이 분리독립 운동에 합류했고, 독립 지지자들은 주민 발의 제도를 통해 대규모 서명을 모아 주민투표를 요구했다. 독립 추진 청원은 원주민과의 적절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로 법원에서 무효화됐지만, 스미스 주수상은 5월 기존 주민투표 문항에 독립 관련 질문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독립 문제 외에도 이민과 헌법 개정에 관한 9개 문항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5개는 이민자 유입과 관련해 앨버타주의 권한을 확대할 것인지, 의료·교육 서비스 이용에 제한이나 수수료를 도입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나머지 4개는 연방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을 확보하고 상원을 폐지하는 방안 등을 다른 주와 협의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위임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초기 개표에서는 이들 9개 문항의 결과가 독립 문제보다 훨씬 접전 양상을 보였다. 스미스 주수상은 이민이 앨버타에 도움이 되지만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민 관련 문항이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낵 에드먼튼 시장은 주민투표 이후 주가 독립 논쟁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이민 관련 문항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 관련 질문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 에드먼튼이라며 “누구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우리 이웃들은 환영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캘거리의 한 투표소에서 제이미 피셔는 나머지 9개 문항을 모두 지지한다며 앨버타가 오랫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암니트 만은 일부 문항이 반이민 정서를 담고 있다며 “이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스미스 주수상은 캐나다 잔류에 투표했다고 밝히면서도, 나머지 9개 문항에 찬성표가 나와야 카니 총리와 협상할 권한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앨버타 주정부는 주민투표를 앞두고 400만달러 규모의 광고 캠페인까지 벌이며 해당 문항들에 대한 찬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투표 직전 앨버타를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9개 문항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고, 스미스 주수상은 이튿날 공동 행사에서 총리에게 주민투표 설명 책자를 건네며 맞섰다.

독립 추진안은 부결됐지만, 이번 결과가 앨버타의 연방정부 불만까지 해소한 것은 아니다. 독립 추진에 찬성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다룰지, 이민 정책과 연방·주 정부 간 권한 배분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스미스 주수상과 카니 총리 앞에 남은 과제다.

기사 등록일: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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