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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주민 과반 “이민 줄이고 임시체류자 복지 제한해야” - 주민투표서 이민 관련 4개 문항 모두 찬성 54~58%

전문가들 “예상보다 낮은 찬성률…이민자 불안 커지겠지만 당장 바뀌는 것은 없어”

월요일 캘거리에서 앨버타주 선거 관리 직원이 한 남성의 투표를 돕고 있다. (사진출처=Reuters) 
(안영민 기자) 앨버타주 주민 과반이 이민 정책에 대한 주정부의 권한 확대와 임시체류자의 의료·교육·사회복지 서비스 이용 제한에 찬성했다. 다만 관련 주민투표의 찬성률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투표 결과가 이민자에게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연방정부의 이민 권한을 고려하면 실제 정책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앨버타주 선거관리위원회가 20일 실시된 주민투표 결과를 집계한 결과, 이민 관련 4개 문항 모두 찬성률이 50%를 넘었다. 이번 주민투표는 앨버타주 독립 가능성과 이민 정책, 헌법 개혁 등을 다뤘다.

이민 정책 관련 문항별 찬성률은 △이민 규모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고 경제 이민을 우선하며 앨버타 주민에게 신규 일자리 우선권을 부여하기 위한 주정부의 이민 통제권 확대 54% △주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의료·교육·사회복지 프로그램 이용 자격을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앨버타주가 승인한 이민 신분 보유자로 제한하는 방안 54% △합법적 신분을 가진 임시체류자가 주정부의 사회복지 지원을 받으려면 최소 12개월 거주하도록 하는 방안 58% △임시체류자와 그 가족의 의료·교육 서비스 이용에 수수료나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 57%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이민자에 대한 일방적인 반감이나 이민 규제 강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에드먼튼에서 활동하는 이민 전문 변호사이자 시민단체 ‘아워 앨버타 어드밴티지(Our Alberta Advantage)’ 공동 창립자인 아브니시 난다는 찬성률이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앨버타주 정부의 이민 관련 주민투표 문항과 정책에 반대해 왔다.

난다는 “다니엘 스미스 주수상이 모든 앨버타 주민의 가정으로 대형 홍보물을 보냈는데, 그 안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왜 ‘찬성’에 투표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5~30%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어야 할 사안에서 간신히 이겼다”며 “상당수 주민이 해당 정책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캘거리의 이민 전문 변호사 라지 샤르마도 이번 결과를 이민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이민 관련 문항이 찬성표를 끌어내기 쉬운 방식으로 작성됐는데도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샤르마는 “주민들이 캐나다 사회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중시하고, 새로 이주한 사람과 기존 주민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합리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퀘벡주처럼 앨버타주가 자체적으로 이민자 유입 규모와 대상을 폭넓게 결정하기를 바랄 수 있지만, 두 주의 정치·사회적 여건은 크게 다르다는 것이 샤르마의 견해다. 그는 “앨버타주가 헌법 체계 안에서 퀘벡주와 같은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며 “주권을 주장하려면 고유한 문화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 석유와 가스 산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앨버타주는 별도의 언어를 가진 퀘벡주와 다르다”고 말했다.

앨버타대 정치학과의 야스민 아부라반 교수는 이번 이민 관련 주민투표가 연방정부의 기존 정책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가 이미 경제 이민을 우선시하고 신규 이민자 유입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취업허가나 유학허가를 받아 앨버타주에 체류하는 임시체류자에게는 의료·교육·사회복지 서비스 이용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이번 결과의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관련 제도가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부라반 교수는 “이번 주민투표는 상당 부분 집권 통합보수당(UCP)과 스미스 주수상이 당내 지지층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앨버타주 독립에 우호적이고 포퓰리즘 성향이 강하며 이민에 비판적인 유권자층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의료·교육·사회복지 서비스는 주정부가 관할하는 분야인 만큼, 스미스 주수상이 이끄는 다수당 정부가 자격 요건을 변경하는 데 반드시 주민투표를 통한 별도 위임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캘거리의 이민 전문 변호사 자틴 쇼리는 오는 11월 열릴 UCP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이번 주민투표 결과와 내년 주의회 선거를 앞둔 당의 정책 방향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당내 세력이 향후 정책 논의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결과는 앨버타주 이민 정책에 대한 잠재적 이민자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캘거리에서 활동하는 이민 컨설턴트 맨딥 리더는 주민투표 결과에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이민 관련 문항이 투표에 포함됐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이민 희망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앨버타주의 이민 정책 방향을 묻는 고객들이 늘었다며 “이번 결과로 앨버타주가 이민자에게 덜 우호적인 지역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앨버타주로 이주하거나 유학·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이곳으로 오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선택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등록일: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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