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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가 무섭다”는 캘거리...전국 최고 요금의 민낯 - 운전자 92% “요금 비싸고 자리 없어” - 밴쿠버·토론토보다 높은 비용 ‘북미 3위’

관광객 유입 및 상권 회복 저해 지적도

캘거리 시내 월 정기 주차권 평균 요금이 약 366달러로 집계됐다. (자료=픽사베이) 
(이정화 수습기자) 캘거리 다운타운에선 요즘 주차 한 자리를 두고 눈치 싸움이 벌어진다. 특히 차를 가진 한인들 사이에선 “되도록 다운타운은 피하게 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팬데믹 이후 방문객 수가 늘고 상권도 살아나고 있지만 ‘주차 장벽'이 도심 접근성과 상업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 시민 92% “요금 비싸고 공간 부족” 지적

캘거리시의 '2023 주차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운타운을 방문한 운전자 92%는 “주차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답했다. 62%는 “적절한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시민들 불만은 대부분 애매한 위치와 과도한 비용에 집중돼 있다.

시의 311 민원 창구에도 주차 관련 불평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주차비가 터무니없다”, “차라리 가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주변 주택가로 밀려드는 주차 문제까지 다양한 불편 사례가 지역 언론과 커뮤니티에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차량 의존도가 높은 캘거리에서 비싼 주차비는 운전자들의 큰 걱정거리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매달 수백 달러에 이르는 주차비가 가계 부담으로 작용한다. 자영업자들도 주차난이 도심 상권 이용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가족 단위 시민들은 시내 행사나 쇼핑에 나섰다가 주차 문제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NW에 거주하는 한인 직장인 A씨는 “잠깐 볼일 보러 다운타운에 왔다가 자리는 없고 빙빙 돌다 결국 포기한 적이 있다”며 “시간당 5~7달러는 부담이 크고 차라리 외곽 몰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40대 주부 B씨는 “아이 병원이나 행사 때문에 다운타운에 갈 일이 많은데 차 세울 곳이 없어 늘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운타운은 아예 갈 생각을 안한다"고 토로했다.

■ 밴쿠버·토론토보다 높은 요금·낮은 효율

시민들의 불만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캘거리 다운타운의 주차 요금은 대도시 밴쿠버와 토론토를 앞지른다. 북미 전체에서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싼 수준이다.

캐나다 상업부동산 분석업체 JLL의 2023~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캘거리 시내 월 정기 주차권 평균 요금은 약 366달러로 집계됐다. 토론토는 약 347달러, 밴쿠버는 약 300달러 수준이다. 시영 주차장뿐 아니라 사설 주차장까지 포함한 평균치다.

일부 주차장의 경우 월 500달러를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캘거리 시내 대표 공영 주차장인 센테니얼(Centennial) 주차장은 월 525달러에 달했다.

주차 정책도 다른 도시와 비교해 경쟁력이 뒤처진다.

밴쿠버시는 일부 시설에서 전기차 우선주차를 허용하거나 유동요금제 도입 논의에 나서는 등 도심 주차 수요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토론토는 ‘Green P Parking’ 플랫폼으로 시내 공공 주차 공간 2만여곳을 디지털화해 시민 편의와 도심 접근성을 높였단 평가다.

반면 캘거리는 구역별 요금 고정제를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주요 시간대엔 과밀이 심하고 외곽 구간은 이용률이 낮은 비효율이 발생한다. 도심 내 주차 공간 공급 부족과 차량 의존도, 대중교통 인프라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요금 조정만으로는 한계, 근본 대책 요구

이처럼 주차 공간 부족은 운전자 불편에 그치지 않고 관광객 유입과 상권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캘거리 주차 정책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단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현재 주차난 완화를 위해 교통수요 관리와 정책 조율에 나서고 있다. 우선 캘거리 주차국(캘거리 파킹, CPA)은 시내 노상주차 요금을 수요에 따라 탄력 조정하고 이용률이 저조한 공영주차장에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등 시장기반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다.

CPA는 “주차요금은 이용 빈도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책정한다"며 "수입은 모두 시로 귀속되어 지역 커뮤니티와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에 재투자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 주차사업은 연간 수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그 일부가 시 재정으로 편입되고 있다. 주말·야간 무료주차와 같은 제도도 이러한 수익 재투자를 통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요금 조정과 프로모션만으론 체감 불편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주차 문제가 도심 회복의 걸림돌이 된 상황에서 캘거리 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기사 등록일: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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