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세계 IT 대란…공항, 금융, 의료, 방송 동시다발 마비 - MS사 윈도즈에 오류 발생… 전세계 1천3백여 항공편 취소
보안 패치가 원인… 복구에 시간 걸릴 듯
CTV News
(안영민 기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즈 운영체계(OS)를 사용하는 세계 곳곳의 전산망에서 19일 '죽음의 블루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으로 불리는 오류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와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아침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선 공항 전산망이 멈추면서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되는 등 사태가 속출했다. 주요 언론사 방송이 중단되거나 은행과 신용카드 업체 등 금융기관 전산망이 마비돼 입출금과 결제가 멈춘 경우도 적지 않았고 병원의 전산 마비로 환자들의 기록을 찾지 못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외신들은 전세계 MS 사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단말기에 블루스크린이 뜨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블루스크린은 윈도즈 OS를 쓰는 컴퓨터에서 별다른 전조 없이 '치명적인 오류 발생' 등 메시지와 함께 화면 전체가 파란색으로 채워지는 현상이다.
전산 마비로 각국 공항들이 큰 혼잡을 빚었다.
캐나다는 에어캐나다, 웨스트젯, 선윙, 플레어 운항은 현재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미국 항공사와 포터 항공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연방 항공청은 United, American, Delta, Allegiant 항공사가 모두 운항이 중단되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전역과 일부 미국 지역으로 운항하는 포터 항공은 19일 동부시간 정오까지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 항공사는 이날 오후에도 추가 지연 및 취소가 있을 수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몬트리올과 밴쿠버의 국제공항 담당자는 CBC 뉴스에 미국 항공기의 운항 중단으로 인해 미국 목적지로 향하는 승객을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전역의 공항은 가족 및 친구를 픽업하거나 여행하는 고객에게 출발하기 전에 항공사에 항공편 상태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에든버러(Edinburgh) 공항은 시스템 중단으로 인해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졌다고 밝혔고 런던의 스탠스테드(Stansted) 공항은 일부 항공사 체크인 서비스가 수동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항공편은 계속 운항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공항에서는 수천 명이 영향을 받는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했고 홍콩 공항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 정전이 도시 공항의 일부 항공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수동 체크인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도쿄, 암스테르담, 베를린 및 여러 스페인 공항에서도 시스템 문제와 지연이 보고됐다.
글로벌 항공 분석 전문업체 '시리움'(Cirium)은 이날 예정됐던 전 세계 상업용 항공편 11만편 중 최소 1천390편이 취소됐고 앞으로 더 많은 항공편이 결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사와 각국 병원 및 은행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호주의 뉴스 매체는 항공사, 통신 제공업체, 은행 및 미디어 방송사가 컴퓨터 시스템에 액세스할 수 없게 되면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가장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NAB, Commonwealth 및 Bendigo 은행과 Virgin Australia 및 Qantas 항공사, Telstra와 같은 인터넷 및 전화 공급업체의 업무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영국의 주요 뉴스 방송사 중 하나인 Sky News는 생중계가 불가능해 사과하며 방송을 중단했다. 영국의 National Health Service(NHS)는 예약 및 환자 기록 시스템에 영향을 미쳤지만 중요한 응급 서비스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CBC는 자동 방송 프로세스에서 몇 가지 문제를 겪었고 이로 인해 제어실 운영, 카메라 및 그래픽에 영향을 미쳤지만 몇 시간 후에 해결됐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규모 IT 사태 원인은 무엇인가
이날 발생한 '글로벌 IT 대란'의 원인으로 보안 플랫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패치 오류가 지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2만곳 이상 고객을 가진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업데이트 패치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즈 운영체제와 충돌한 탓에 이를 사용하던 서버와 PC가 화면에 '죽음의 블루스크린'을 띄우며 작동을 멈췄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날 오전 보안 소프트웨어 '팰컨 센서'(Falcon Sensor)의 업데이트에 문제가 생겨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고객들에게 알렸다. MS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별도로 공지했다. 팰컨 센서는 해킹 위협을 막기 위한 보안 프로그램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날 공지에서 컴퓨터를 윈도 '안전 모드' 혹은 '복구 모드'로 부팅해 특정 파일을 삭제할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보안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장애를 "사상 최대 규모의 IT 중단 사태"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