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재개...앨버타 석유산업 향후 10년 치열한 경쟁 직면 - 미국 의존도 80%…중질유 경쟁 격화 땐 가격·재정 압박 불가피
(사진출처=CBC)
(안영민 기자)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앨버타 원유 산업이 중장기적인 경쟁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앨버타 원유의 대부분이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구조인 만큼, 공급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하락과 주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돼 미국으로 이송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을 지원하고 원유 생산을 재개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아직 본격적인 생산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재 완화와 대규모 투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미국의 제한적 허가를 받은 셰브론만 하루 약 14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인프라 복구와 산업 정상화에 최소 5~10년, 수백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생산량이 두세 배로 늘고, 장기적으로는 하루 400만 배럴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베네수엘라 원유가 앨버타 오일샌드에서 추출하는 것과 같은 점도가 높은 중질유라는 점이다. 미국 걸프 연안 정유시설은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어, 베네수엘라 생산이 늘어나면 앨버타 원유는 동일한 시장에서 직접 경쟁에 놓이게 된다. 캐나다 에너지 규제청에 따르면 현재 앨버타 원유의 약 80%가 미국 정유사로 수출되고 있다.
공급 경쟁이 심화될 경우 서부캐나다산 중질유(WCS) 가격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WCS는 미국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보다 큰 폭의 할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에너지 분석업체 엔버러스는 글로벌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앨버타 경제가 여전히 석유·가스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관련 산업은 주 전체 소득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유가 하락은 곧바로 로열티 수입 감소와 재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계획된 인프라 투자나 정책 사업에도 제약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부활이 단기간에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방향성 자체가 앨버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탄소포집·저장, 석유화학 고부가가치 산업, 재생에너지 등으로 산업 구조를 다변화해 미국 단일 시장과 원유 가격 변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