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온타리오 호수, ‘아메리카 호수’로 개명 검토”…캐나다, 오늘 보복관세·지원책 발표
미·캐나다 무역전쟁 속 트럼프, 호수 명칭까지 거론…카니 정부는 피해 기업·근로자 지원 및 맞춤형 보복관세 예고
오타와 국회의사당 인근에 게양된 캐나다와 미국 국기.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타리오 호수(Lake Ontario)의 이름을 ‘아메리카 호수(Lake America)’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의 무역분쟁이 관세를 넘어 역사와 문화적 영역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앞으로 온타리오와 많은 거래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기 때문에 온타리오 호수의 이름을 아메리카 호수로 변경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한 데 이어 이번에는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걸쳐 있는 온타리오 호수까지 명칭 변경 대상으로 거론했다.
온타리오 호수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따라 위치하며,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미국 뉴욕주가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최근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캐나다의 프랑스어와 문화를 약화시키려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캐나다인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데 개입할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카니 총리가 퀘벡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그런 주장을 만들어냈다고 비난했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주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협상 막판 캐나다의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협상 능력과 문화·주권을 제한할 수 있는 요구를 제시했다며 협상을 중단했다. 미국은 이후 캐나다산 제품 약 280억 달러 규모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는 9월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25일 미국의 고율 관세로 피해를 입는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한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재무장관,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 패티 하지 고용장관, 에번 솔로몬 인공지능 담당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관세에 대응한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준비 중인 대책에는 실업급여 확대와 관세 피해 기업을 위한 대출 프로그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대출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가 시행했던 긴급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대응책을 ‘One Canadian Economy Agenda’로 명명했다.
카니 총리는 당초 미국의 관세에 대해 철강·유제품·가전제품·농업장비·펄프·종이·전자제품 등을 대상으로 ‘달러당 1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니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캐나다보다 훨씬 큰 만큼 모든 분야에서 일대일 규모의 보복관세를 시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보다 선별적인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더 표적화된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며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은 경제 분야를 넘어 정치권의 설전으로도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온타리오 주수상 더그 포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포드 주수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표현으로 맞대응했다.
특히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미국이 공유하는 온타리오 호수의 명칭까지 문제 삼으면서, 양국 간 갈등이 단순한 관세 분쟁을 넘어 정치·문화적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