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칼럼) 캐나다 이민 1.5세와 2세에게 열린 새로운 기회의 땅 - 2026년을 향한 유망 비즈니스 트렌드
사진 출처: 기자가 묘사를 하고 제미나이가 그렸음.
이민의 다음 단계는 ‘적응’이 아니라 ‘주도’다
(이은정 객원기자) 이민은 단순히 국경을 넘는 일이 아니다. 삶의 뿌리를 낯선 땅에 다시 내리고, 전혀 다른 기후와 문화 속에서 끝내 열매를 맺어야 하는 긴 여정이다. 특히 언어와 문화의 경계 위에서 성장한 이민 1.5세와 2세에게 이 과정은 더욱 복합적이다.
그러나 2026년을 앞둔 지금,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 이상 ‘생존’이 아니다. 캐나다 사회를 이해하는 감각과 한국적 정체성이 결합된 이들의 하이브리드 역량은, 이제 주류 시장을 따라가는 힘이 아니라 흐름을 만드는 힘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변화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이민 1.5·2세는 더 이상 주변부의 참여자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설계할 수 있는 중심에 서 있다.
기회는 ‘결핍’과 ‘문화의 교차점’에서 탄생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K-푸드의 진화다. 한때 한식당은 손맛에 의존한 생계형 자영업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경험과 시스템을 파는 브랜드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캘거리의 ‘한끼(Hankki)’가 보여주듯, 한국 길거리 음식은 현지의 힙한 문화와 결합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된다. 인건비가 높은 캐나다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문화를 갈망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정확히 겨냥한 결과다. 한식은 더 이상 ‘이국적인 음식’이 아니라 ‘가장 쿨한 문화’가 되고 있다.
앨버타의 혹독한 겨울 역시 역발상의 기회다. 반년 가까이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환경은 프리미엄 실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스크린 골프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캘거리의 ‘고고 골프(Go Go Golf)’처럼, 단순한 연습 공간을 넘어 고급 F&B와 프라이빗 룸을 결합한 모델은 날씨와 무관한 사교의 장으로 기능한다. 한국 특유의 ‘방 문화’와 기술력이 결합된 이 공간은 지역 커뮤니티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 케어는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장이다. 캐나다의 공공 의료 시스템이 채워주지 못하는 정서적 돌봄의 영역에서, 한국 문화의 ‘정(情)’과 공경의 태도는 분명한 경쟁력이 된다. 언어 장벽을 가진 이민 1세를 위한 맞춤형 데이케어, IT 기술을 활용해 자녀에게 부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신뢰를 제공한다.
무역 분야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한-캐 FTA가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대량 유통이 아닌 니치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K-뷰티를 넘어 프리미엄 유아용품, 기능성 반려동물 용품은 캐나다 소비자의 가치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아마존과 쇼피파이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되, 관건은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파느냐’다. 스토리텔링을 갖춘 리셀링 비즈니스는 소자본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미래를 내다본다면 애그리테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식량 안보가 국가적 과제가 된 지금, 앨버타 주정부는 스마트 팜과 수직 농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의 LED 조명과 자동화 제어 기술을 캐나다의 저렴한 에너지와 결합하는 모델은 단순한 농업을 넘어 첨단 산업으로 확장된다. 이는 사업 안정성과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이기도 하다.
당신의 ‘다름’이 곧 경쟁력이다
기회는 멀리 있지 않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캐나다 시장의 결핍이 교차하는 지점을 읽어내는 통찰이 필요할 뿐이다. 두 문화를 모두 이해하는 이민 1.5세와 2세야말로 이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가장 적합한 주체다.
2026년을 앞둔 지금, 캐나다는 여전히 넓고 비옥한 기회의 땅이다. 그리고 그 땅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남들과 다른 당신의 배경과 경험이다. 이제 그 ‘다름’을 숨길 이유는 없다. 바로 그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