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름
글 : 최우일 (캘거리 교민)열 두번째 잡담에서 나는 그늘에서 나와 모습을 들어내자, 어떤이는 “누군가 했더니 바로 당신이였군” 하며 아는체를 해주었습니다. 익명이던 실명이던, 나야 바뀔 일이 없겠지만, 사실 내 심사가 전과 같지 만은 않은 것은 공..
기사 등록일: 2004-02-22
나가자 대한 해병
빳빳한 팔각모에 태극기를 든 기수단이 들어온다. 지켜보던 시민들이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 현충일 날이면 태극기와 빨간 단풍기를 든 해병이 씩씩하게 들어온다. 때로는 캘거리 해병도 합세해 준다. 동포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전에는 불우 이웃 돕기와 노인회에 촛점이 모아지더니 ..
씨엔 드림 _최우일 칼럼
'씨엔드림'의 일년도 채 안된 신문판 제 1호와 최근판을 비교하면 그 급속한 성장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기사내용이나 다양성, 편집, 쪽수나 배포량만 하더라도, 편집인이자 발행인인 한 개인의 애쓴 흔적이 완연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듬뿍한 성취..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일곱번째)
1974년 2월영어 시험 시간!뒤에 앉아 있는 L형이 등을 꾹꾹찌렀다.“좀 보여 줘.” 모르는척 했다.“좀 보여 줘.” ‘야~! 정말 난감하구나!’답이 맞으면 보여 줄텐데…. 백지내기가 죽기보다 싫어서, 말도 안돼는 소리를 몇자 적어놨는데, 그걸 보여달라니 미치겠다. 보여주면 분명..
기사 등록일: 2004-02-21
타 향 살 이
가야와 함께 걷는다. 15년간 함께 살아온 강아지다. 앙칼지게 잘 짖지만 웃기를 잘한다. 이 가야는 내 속마음을 환히 안다. 기분이 상쾌하면 이 강아지도 이리뛰고 저리뛴다. 집에서 몇십분만 걸으면 작은구릉이 나온다. 구릉사이로 졸졸 시냇물이 흘러간다. 차소리도 들리지 않는 태고의 냄새..
기사 등록일: 2004-02-19
커네이디언
진주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서 1941년의 어느 날 아침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은 내가 태어난 그 해의 일이니까 꽤 오래 전이 됩니다. 내게 다가온 한 일본인은 나보다 한참이나 연상인 것으로 보아..
우리들의 축제
여름축제가 꼬리를 문다. 겨울이 긴 추운 고장이어서인지 그야말로 태양빛을 즐긴다. 어떠한 축제라해도 반드시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들어있다. 어린이옆엔 정겨운 멍멍이도 한몫이다. 멍멍이의 천국이다. 타운에 가보면 꽃나무 울타리 운동장엔 학예회 같은 축구시합이나 야구시합이 ..
기사 등록일: 2004-02-17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여섯번째)
1973년 8월“어진아, 그게 무슨 소리야?”“어~ 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야.”“왜? 다른 직장 잡았어?”“아~니, 학교에 갈꺼야.”“그렇구나. 밤마다 공부하더니….”“정말 잘됐다.”“잘 됐어!”모두들 한 마디씩했다. 못내 섭섭한 모양이였다.“너 떠나고 나면, 정말 섭섭할꺼야!”“좀 더..
기사 등록일: 2004-02-16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다섯번째)
1973년 7 월누나가 카나다에 이민을 온지 석달이 지났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카나다가 만만한 곳이 아니니까, 맘 단단히 먹고 와!” 귀에 목이 박히도록 이야기를 했는데, 귓등으로 듣은 모양이었다. 막말로 기압이 쏙 빠져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뭐 좋은 수가 없을까? 어떻..
기사 등록일: 2004-02-11
남의 땅에 뿌리를 내리며 (네번째)
1973년 2월무지무지하게 추운 날이였다. 이렇게 추운 날은, 토론토 시내에 있는 병원의 응급실은 술주정뱅이들의 임시 숙소로 변했다. 술이 취해서 길거리에 쓸어져 자는 사람들이 얼어 죽을가 봐, 순찰하던 경찰들이 주정뱅이들을 실고 들어 왔다. ‘오늘도 바쁘겠군!’ 아니나 다를까,“어진..
기사 등록일: 200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