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자유무역협정 갱신 생각 없다"…캐나다·멕시코 압박 수위 높여 - 7월 1일 재검토 시한 앞두고 "미국은 캐나다·멕시코 필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에 답하는 모습. (사진출처=AFP/Getty Images)
(안영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미국·멕시코 무역협정(CUSMA) 갱신 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북미 무역 질서에 또다시 불확실성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7월 1일 협정 재검토 시한을 앞두고 협정 연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갱신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신이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기 위해 체결한 현행 협정을 언급하며 "내가 가장 좋아했던 조항은 6년마다 협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솔직히 말해 갱신할지 모르겠다. 미국은 협정 없이도 훨씬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캐나다나 멕시코가 가진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자동차도, 목재도, 에너지도 필요 없다. 오히려 그들이 미국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한 무역적자 문제도 다시 제기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무역흑자를 내야 하는데 현재는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이날 각 주 수상들과의 화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로부터 트럼프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한 채, 미국과의 무역 문제가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협상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협정 연장을 거부하거나 관세를 유지할 경우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1년간 최대 2% 감소하고, 기업 투자와 고용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북미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이 협정을 완전히 폐기할 가능성은 낮으며, 일부 관세를 유지한 채 매년 재검토를 실시하는 절충안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저스틴 트뤼도 정부 시절 캐나다-미국 관계 고문을 지낸 브라이언 클로는 "예상 가능한 발언"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을 협상의 달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협상 상대국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역시 협정 파기 가능성보다는 장기 협상 국면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플라비오 볼페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 회장은 "트럼프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하지만 그는 강경한 공개 협상가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철강생산자협회의 캐서린 코브든 회장도 "재검토 과정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협정 연장을 희망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캐나다는 협정 재협상보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 철폐를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한편 협정 당사국들은 7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매년 정기 검토를 이어갈 수 있으며, 어느 국가든 6개월 전에 통보하면 협정에서 탈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