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중대 교통사고 증가세 심각 - 사망자 31% 급증 및 보행자 사망 비중 역대 최고
사진 출처: CityNews Calgary
(이남경 기자) 캘거리의 중대 교통사고가 지난해 대부분의 분야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는 AI를 활용해 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를 사전에 찾아내는 새로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캘거리 시의회 지역사회개발 위원회는 지난 10일 시 교통국으로부터 ‘2024-2028 안전한 이동성 계획’에 대한 연례 보고를 받았다. 캘거리 경찰청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이 5개년 계획은 2028년까지 치명적 사고와 중상 사고를 매년 25%씩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추세는 목표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캘거리에서는 총 2만 7,609건의 차량 충돌 사고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3,227건이 부상 사고로 이어졌다. 이는 2024년의 약 2만 6,000건의 사고와 2,908건의 부상 사고보다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시민 가운데 643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사망자는 38명으로 집계돼 2024년보다 31% 늘어났다.
보행자가 관련된 중대 사고도 증가했다. 지난해 보행자 관련 중대 충돌 사고는 121건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으며, 보행자 사망자는 15명으로 2명 늘어났다. 특히 보행자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40%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정면충돌, 도로 이탈, 고정물 충돌 등을 포함한 도로 이탈 사고는 전체 사망 사고의 3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오토바이 사고만 전년 대비 17% 감소했을 뿐, 나머지 주요 사고 유형은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 교통안전팀의 수렌드라 미슈라는 이러한 수치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 부상자와 사망자들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각 숫자는 한 명의 캘거리 시민을 의미하며, 그 뒤에는 가족과 지역사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미슈라는 올해 들어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이미 9,0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900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12명이 사망했다. 지난주에도 나흘 연속 보행자 관련 사고가 발생해 총 5건의 충돌이 보고됐다. 그는 “캘거리시는 최근 수년 동안 보행자 안전시설 개선과 제한속도 인하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고, 실제로 개선이 이뤄진 지역에서는 사고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라면서도, “하지만 고속 간선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중상 및 사망 사고가 늘어나면서 이런 성과를 상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슈라는 사고 증가 원인으로 여러 정책적 및 사회적 요인을 지목했다. 그는 앨버타주 정부의 과속 단속용 포토 레이더 사용 제한, 단계별 운전면허제 폐지, 차량 압류 관련 법규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언급했다. 또한 공격적 운전과 과속, 운전 중 주의 산만 행위가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운전자 수 자체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캘거리에서는 4만 3,000건의 신규 운전면허가 등록됐다.
시는 현재 교통안전 개선 사업을 위해 다양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2023-2026년 자본예산에는 교통안전 향상 사업비 500만 달러가 배정됐으며, 접근성 개선 사업을 위한 추가 예산 150만 달러도 확보됐다. 또한 시의회는 지난해 운전자 감속 대책 강화를 위해 재정안정화 기금에서 100만 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승인했다.
추가 예산도 검토되고 있다. 네서니얼 슈미트 시의원이 발의한 안건이 이달 말 시의회를 통과할 경우, 2026년 운영 흑자 예산에서 600만 달러를 투입해 직사각형 점멸 경고등, 과속방지턱, 연석 확장시설 등 교통안전시설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캘거리시와 캘거리 경찰청은 교통사고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는 ‘비전 제로’ 홍보 캠페인도 공동 추진하고 있다. 미슈라는 “횡단보도 개선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제한속도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집산도로에 대한 전면 검토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시가 AI 기반 위험 예측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시 교통국의 에린 트워린스키는 현재 AI 플랫폼이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를 예측하기 위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과거 사고 기록, 교통량, 제한속도, 교통통제 장치, 도로 구조 등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개발됐다.
트워린스키는 “이 플랫폼은 캘거리 전역 1만 7,000개 이상의 교차로를 분석해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을 식별한다.”라며, 현재 시스템이 시 내부에서 시험 운영 중이며 추가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은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앳킨슨 시의원은 “이것은 비상사태이다.”라며, “우리는 행동해야 하고 혁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교차로나 도로에 교통안전시설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된 이후 실제 조치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비판했다. 앳킨슨은 “교통조사 실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주민들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현장에서 위험성이 확인된다면 즉시 조치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데이터는 중요하지만, 데이터가 시민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