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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면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652 작성일 2004-07-13 00:40 조회수 1829

                바다에 가면

 

 

 

     바다에 가면

     가서 발 담그고 서 있노라면

     바다가 먼저 말을 걸어 온다.

     "저기요, 저게 하현달 맞지요? "

 

     바다엔 늘 바람이 분다.

     난 참 나빴었다고

     그건 정말 부질없었다고

     잠시 두고 온 날 들을 책망하면

     서툰 약속이나마 휘영청 달이 뜬다.

 

     바다엔 한숨이 없다.

     절망이 갉아 먹은 달빛 아래에서

     제 동맥을 끊을듯이 자지러지다가도

     섣불리 소리내어 말하지 않으려

     그저 파도만 열심으로 일으킨다.

 

     바다엔 그늘이 없다.

     해와 달이 어우러져 철퍼덕 댄다.

     낮과 밤이 엉겨붙어 하나가 된다.

     뜬 눈으로 지새 누렇게 뜬 해가

     수평선 먼 저 편

     온 바다에 코피를 철철 쏟는다.

     고단한 일상,

     가슴 쓸어 내리며 또 먼동이 튼다.

 

                                                                       (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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