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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GARA FALLS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700 작성일 2004-08-15 09:59 조회수 2149

             NIAGARA  FALLS

 

 

    쏟아져 내렸어.

    하늘 청명하고 바람 고요한데

    뼈대만 남은 녹슨 철선 한척

    유령처럼 바위 사이 끼고 선 벼랑,

    몇 마리 새들 물안개 타고 넘나드는

    나른하고 완만한 시간 끝

    이미 돌이킬 수 없어 그만

    아, 다들 눈 딱감고 뛰어 내렸어.

    모든 것이 날벼락 처럼 쏟아져 내렸어.

    헛발 짚어 끝없는 나락으로

    밤새 추락하던 유년의 가위 눌린 꿈 처럼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젊은 날의 숨찬 이상 처럼

    한 순간 험하게 곤두박질 치고 있었어.

    비명도 함성도 없었어.

    포말로 부서져 내려 물보라 일으키며

    하늘 치는 장엄한 용솟음 !

    그저 아직 숨 쉬는 넋들의 입김으로

    마지막 날갯짓 무너져 내리는 곳,

    약속의 엷은 무지개 머금은 절벽 아래

    끊어진 시공간을 이어 붙이며

    거기에 길이 있었어.

    애초부터 큰 물길이 게 있었어.

    혼미한 기력 추스르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대며

    다시 흘러 가기 위하여

    잠시 거품 물고 떠내려가는 격정이 있었어.

    인디언 주술처럼 둥둥둥

    시퍼렇게 깔리는 깊은 북소리 있었어.

                                                                               (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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