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불쇼에 황석영 작가가 출연했길래 이 방송 보았다,
그런데 이런 귀한분을 모신 자리에서 호스트및 게스트 총 세명이 모두 황 작가님 책을 읽어본적이 없다고 해서 놀랬다. 그분의 소설 '장길산'은 조정래님의 '태백산맥'과 더불어 한민족의 필독서인데 말이지.
그래서 이 참에 책장에 거의 40년간 꼽혀 있던 황석영님의 소설 '무기의 그늘'을 꺼내 읽었다. 89년도에 구입해서 한번 읽고 이번이 두번째인 셈이었다.
베트남에 해병대로 참전했던 황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이 소설을 썼는데, 한국 참전군인은 물론 베트남 현지인들의 생생한 삶을 그대로 녹여내면서 정말 훌륭한 소설이 되었다
이 소설은 베트남 전쟁의 이면에 감추어진 추악한 모습을 조명해주고 있다. 전쟁에 참전한 한국인 병사가 주인공이지만, 베트남의 한 가정의 가족들 이야기도 함께 담았는데 한 가정에서도 누구는 친미파가 되어 민족주의자들을 잡아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민족의 독립을 위해 베트콩으로, 게릴라군으로 나서서 미군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공산주의자가 있어 가족들끼리도 서로 나뉘어 처절하게 싸우는 모습도 적나라하게 소설에서 보여준다.
일제시대 한국에서도 한 지붕 가족들이 하나는 친일파, 또 다른 하나는 항일투쟁 전사로 나서는 일도 비일비재했고, 한국전쟁 당시에도 하나는 남한군, 또 하나는 빨치산이 되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일도 흔했기에 베트남의 이러한 모습이 낯설지가 않았다.
2권 뒷표지에 실린 작가의 말을 소개해 본다.
몇년 전의 헐리웃 영화는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가해자들인 자기들이 받은 영혼의 상처에 대해 괴로워하고 우는 시늉을 했다.
영화에서는 전장의 비인간화 현실을 육혈포(6발 총알이 들어가는 리볼러 권총)를 머리에 대고 돌리는 자살 도박 (러시안 룰렛)을 포로들에게 강요한 베트남 게릴라들에게 돌린다.
이에 이르면 2차세계대전 모든 연합군이 한달동안 소모한 폭탄을 베트남에서는 단 하루만에 퍼붓은 가해자가 영혼과 휴머니티는 백인 전용이라는 식의 허위의식을 영화를 통해 퍼트리고 있다.
헐리웃 영화는 최근에 뿌리는 같지만 가지만 다른 두가지 허위의식을 만들어냈다.
하나는 베트남 전쟁의 도덕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 자의 살륙과 증오를 감상적인 귀환병의 고독과 그럴듯하게 섞은 끔찍한 오락물이다. (예를 들면 '디어 헌터', '지옥의 묵시록', '7월 4일생', '람보'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진실]을 드러낸다는 식으로 자기사회 내부에서 앞으로 척결해 나가야 할 문제의 초점을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내가 이 소설을 쓰는 이유가 바로 일면적인 허위의식에서 벗어나 자기의 문제까지도 똑바로 보자는 것이다.
책 소개글
https://seesunblog.tistory.com/entry/%E3%80%8E%EB%AC%B4%EA%B8%B0%EC%9D%98-%EA%B7%B8%EB%8A%98%E3%80%8F-%ED%99%A9%EC%84%9D%EC%98%81
베트남 전쟁에 대하여
인류가 이땅에 생존하기 시작한 이래로 수많은 전쟁들이 있었지만 대량 학살을 손꼽자면 최악의 비극은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600만명)과 더불어 미국의 베트남 국민들 학살 전쟁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죽은 베트남 사람들은 남북베트남 모두 합쳐 약 450만명에 달하는데 미군도 엄청한 희생을 치룬것처럼 말하지만 전사및 실종자는 고작 58,220명으로 미군 한명 죽을때 베트남인은 77명씩 죽은 셈이다. (한국군 사망자는 5100명) 당시 이웃 나라 라오스도 미군에 의해 20만명 (전체 국민의 10%)가 사망해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이 학살한 숫자는 어림잡아 500만명으로 보면 된다.
네이팜판, 백린탄 등 다양한 살인적인 비인류적 무기들로 대량 학살 제네바 협정에서 대부분 금지된 악랄하고 잔인한 살상 무기를 모두 동원시켰다. 이렇게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도 미국은 결국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전쟁에서 패함으로써 대량 학살만 자행하고 전쟁이 마무리 되었다.
십자군 전쟁이든 1, 2차 세계 대전이든 전쟁을 일으킨 자들은 목적이 있었으나 엄청한 인명, 물적 피해, 문명 파괴만 있었을 뿐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었으니 인류가 벌인 수많은 전쟁들이 얼마나 허망하고 헛된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