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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작성자 ahspoet 게시물번호 -32 작성일 2003-08-21 15:36 조회수 3421


         近況

 


                           


- 해체를 꿈꾸는 시간에도 결코
  빈 손이 되지 못한다,이 낡은 영혼은 -

 

 두눈에 환히 불을 켠 앰블런스의 질주,
 누군가 오랜 절망의 감옥에서 탈주하나 보다
 부러운 눈빛의 캄캄한 내 얼굴 위로
 하얗게 스쳐가는 날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아니, 종국엔 내가 실종이 되고
 흩어진 일상(日常)의 거리에 온통 수배된다
 이 수상한 하루의 소용돌이 속에
 나는 아무데도 도망갈 곳이 없다
 희망 휘어지는 도시의 한복판
 삶의 중량에 무너지는 영혼들이
 가득 가득 쌓인다
 그 주위를 서성이며
 고작 내가 하는 일이란,
 죽음보다 창백한 얼굴로
 하루종일 세상에 욕을 해대는 일이다

 입만 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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